[출처=경기소방본부]역대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수도권의 산 정상 부근에 폐오일을 뿌린 6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1일 오전 7시 50분쯤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데크 바닥에 자동차 엔진에서 나온 폐오일을 뿌린 혐의를 받습니다.
앞서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SNS에서 산 정상 부근에 냄새가 나는 물질이 뿌려져 있다는 말이 돌았고, 이를 본 시민이 지난 27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본 A 씨는 그 다음 날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자동차 정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A 씨는 이른바 '백패킹족' 일부가 폐기물을 산 곳곳에 버리는 것을 보고 화가 나, 데크에 텐트를 치지 못하게 하려고 일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백패킹을 하는 등산객이 늘어나서 폐오일을 뿌린 것"이라며 "불을 내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폐오일을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의 인화성 물질로 보기 어려운 데다 불을 붙이려고 시도한 흔적이 없는 점, A씨의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할 때 방화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산불을 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인화성 물질을 이용해 범행 당일 불을 붙였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태행산을 자주 등산하는 A씨는 올 때마다 상당한 양의 쓰레기가 배출된 것을 보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폐오일을 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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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