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수가 없는 데라 이게. 이런 데서 누가 파크골프장 하겠습니까. 뻔히 알면서"
올 여름, 충청도를 집어삼킨 이례적 호우에
하천변 파크골프장이 약 2주 만에 폐허로?!
2024.07.25 충남 금산군
<신선재 기자>
"충남 금산군의 봉황천변입니다. 이번 기록적인 호우로 침수됐던 지역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파크골프를 즐기던 곳이라는 점을 믿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현장음>
"장마기 임박해서 준공했거든요?"
금산군, 지난 달 장마 앞두고
기존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부지에
36홀을 추가하는 확장공사
여기에 든 예산만 모두 21억 8천여만원!
하지만 이곳은...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상습적인 침수지역이라고 하죠. 다른 데보다 이 하천이…금산군 자체가 73%가 산이거든요? (물이)산에서 모여서 다 내려오는 거예요. 봉황천이 거의 다 집합체야"
2012년 하천점용허가 받아 조성했지만
이후 수 차례 침수!
강행을 요구한 건, 지역 '파크골프협회'
<고종섭/금산군 파크골프협회>
"200년 빈도의 비가 금산에 왔다는데 여기 길 밑에 한 2미터까지 찼으니까. 이건 천재(天災)지, 막을 수가 없어요…우리 금산 같은 경우 지리적 여건이 얼마나 좋습니까? 3시간 이내면 전국 어디에서나 올 수 있어요. 정말 이 파크골프 가지고 인삼보다 더 많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상습침수지역인데 왜 거기다 했냐 자꾸 그러는데, 그러면 다른 데다 해줘라 그거예요"
"올해도 침수 예상했다"는 금산군은
왜 알고도 이런 곳에 공사했나?!
<금산군 관계자>
"전국의 파크골프 입지 요건이 대규모 부지를 요하다 보니까 대다수의 시·군들이 하천으로 가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파크골프 수요 급증"
"대체 부지 마땅치 않아"
"물청소 시설 등 침수 대비책 마련에 주력"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가까운 옥천, 영동, 대전. 하천 바닥에 파크골프장이 다 있어요. 거기하고 여기하고 틀립니다, 성격이. (어떻게 틀립니까?) 거기는 많은 물이 한꺼번에 안 내려와요"
협회 측 "피해액은 21억 아닌 약 5천만원"
<고종섭/금산군 파크골프협회>
"21억이 떠내려갔다고 하는데, 총 공사비가 21억인데, 다 (남아)있어요. 지하에 매설된 맨홀이라든가, 주차장이라든가 사무실이라든가. 다 있잖아요"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21억이 떠내려갔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그게 아니다, 과장된 얘기다 이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제가 볼 때는 과장된 건 아니죠. 기존 18홀 놔두고 36홀 증설했는데, 전체적으로 다 봐야죠. 18홀 조성하면서 약 10억 들었고 애초에…"
<고종섭/금산군 파크골프협회>
"침수가 돼서 회원들이 15일간이나 매일 아침 5시부터 나와서 노력봉사에, 밥 여기서 해서 먹어가면서 자발적으로. 군에서 1원도 지원 안 받습니다…이제 우리 다시 홍보할 거예요. 와도 된다"
시민단체 "기후위기 앞에선 시한폭탄"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2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폭우라는데 절대 안 그렇습니다. 앞으로 기후가 다변화하기 때문에 언제든지…유수가 빠르잖아요. 까딱 잘못하면 이 쪽 터질 뻔했어요"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지금은 어느 정도 햇빛 나고 스트레스 받은 게 깨어나니까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장마가 지면 다 죽어요 이게(잔디가)"
<조준권/금산군 시민단체>
"이런 수초들이 있어야 돼, 원래가. 이런 수초들이 있어서 정화작용을 해줘야 돼…강의 제 기능, 정화·자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 인위적으로 이렇게 하면 인재가 많을 수밖에 없죠"
금산군, 오는 9월 장애인체육대회
이곳에서 예정대로 개최할 예정
"어쩔 수 없었다"지만...
매해 반복되는 '예견된 재난'
21억보다 귀한 민심이 떠내려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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