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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피하면서도 멋을 놓지 않았던 우리 조상들.
손에 든 부채에는 시와 그림으로 자연의 바람을 담아냈는데요.
실용과 예술을 넘나든 조선시대 부채 그림 전시가 반세기 만에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을 간직한 묵직한 영지와 날아갈 듯 가녀린 난초, 추사 김정희는 이 극적인 대비를 통해 삶의 균형과 절제를 보여줍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 속엔 등짐 하나 없이 나귀 위에 올라 단출한 유람길에 오른 노인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중병을 막 이겨낸 단원의 삶의 여운이 묻어납니다.
거장들이 '부채'라는 작은 공간에 펼쳐낸 세계 속에 고고함만 담긴 건 아닙니다.
유배길에 올랐던 우봉 조희룡은 추사의 가르침 대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쏟아냈습니다.
<김영욱 /간송미술관 전시미술팀장> "본인 스스로도 굉장히 감정이 격동하고 울분에 차올라서 이제 스승으로부터 배웠던 어떤 그런 난에서 탈피를 해서 굉장히 좀 어지럽고 정신 사납게도 그립니다."
'하선동력' 여름엔 부채를 겨울엔 달력이란 말처럼 우리 조상들은 계절을 품은 선물로 정을 주고받았습니다.
그 중 부채는 실용성을 넘어 시와 그림으로 감정을 전하고 마음을 나누는 벗이기도 했습니다.
<이선형 / 간송미술관 유물관리팀장> "자연을 그려 넣어서 마치 자연의 한 조각을 떼어서 항시 들고 다니고 품에 지녔던 우리 조상들의 풍류…"
이번 전시에선 부채를 통해 조선과 중국 문인들 사이의 교류,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았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과 근대 서화 거장들이 그려낸 '선면 서화' 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 '선우풍월'은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영상취재기자 : 문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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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codealp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