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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휩쓸고 간 자리, 정말 처참합니다. 건물이 있었지만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주저앉아있고, 여길 보시면 개 사육장으로 보이는 시설인데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불었는지 뒤로 완전 넘어간 상태입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
인명 피해도 컸지만, 힘 없는 동물들에겐 훨씬 가혹했습니다.
<고재관/'코리안독스' 소장>
"여기가 처음에 왔을 때 워낙 화마가 한 번에 크게 나서 여기 구역에 있는 아이들은 90%가 전부 타죽었고요, 10%정도가 전신화상을 입어서 20마리 정도를 응급 이송한 상태입니다…그 때 소방관님 말씀은 여기 계곡이 너무 깊어서 바람 길이 이렇게 한 번에 밀고 올라갔다...이런 형태의 계곡이 너무 많더라. 순간적으로 큰 불이 한 번에 밀고가는. 보시면 건물이 전부 저 쪽으로 날아갔잖아요”
2025.04.02
경북 안동 산불 피해 동물 임시 보호소
<이효정/'도로시지켜줄개' 대표>
"현재 숨어있던 개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주인들이) 대피하시면서 너무 응급하다보니 아이들 그냥 풀어만 주고 나가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셨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을 데리고가지 못하는 환경이잖아요…”
반려동물은 풀어줄 수라도 있지만, 개 농장에선 그마저 쉽지 않았던 상황.
<정희연/‘도로시지켜줄게’ 구조팀장>
“(불법)뜬장이나 견장 안에서 죽어있는 사체들도 굉장히 많고요…화상만 입고 바닥을 뒹굴면서 비명지르는 염소들도 있고…”
<서나영/코리안K9레스큐>
“(개 농장에서) 주변 아이들은 다 타서 죽고 이 아이들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들이에요. 응급인 아이들은 대부분 이송됐고요. 컨디션 회복하고 있는 아이들이에요. 지금 이 공간에서 머물면서 (안녕~이렇게 밝은 애가…) 엄청 무서웠을 거예요. 산 전체가 다 타다보니까…”
<이승철/'국경없는수의사회' 사무국장>
"저흰 국경없는수의사회에서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치료할 애들이 많이 있다고 해서 거기 가서 하려고…진료실 구축하고 있고, 간단한 수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해왔는데”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동물구조 손길
오늘의 활동 지역으로 출발
<신선재 기자>
"경북 안동의 한 진도견 번식장입니다. 바로 옆에는 산이 있는데 산불로 완전 타버렸고요. 홀랑 잿더미가 된 상태고, 불이 넘어와서 하우스 비닐도 다 타서 흔적도 없습니다. 제 뒤에는 개들이 1미터도 안 되는 줄에 묶여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털에 그을린 자국이 역력하고요”
<김경민/스카이 동물병원 외과 과장>
"패드가(발바닥이) 다 화상때문에 까져있는 상태인데, 돌이랑 이런 걸 계속 밟아가지고 안에 농이 찼어요"
<현장음>
"알았어, 알았어. 오케이 됐다! 자 넥카라 들어오세요!"
<현장음>
"놀아주러 왔어, 놀아주러 왔어. 옳지. 지금도 무서워~?"
살아 남았지만, 성한 곳 없는 개들.
붕대 감고, 주사에 간단한 수술까지.
<전학진/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오늘 2마리 정도는 (병원으로) 이송할 것 같고요. 나머지는 심하지 않아서 2주 가량 항생제 정도만 처치하고 이 자리에 있게 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아마 봉사자들이 와서 조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음>
"편의점에서 물그릇 큰 거 사셔서 아이들이 지금 못 먹으니까 물 많이 먹을 수 있게, 그리고 사료 넉넉하게 부어주세요. 그러면서 부상당한 동물들이 있으면 저희한테 바로 연락해서 출동할 수 있게. 다만 주인을 못 만날 수 있잖아요? 전화번호 남겨 주세요. 보호자님 오셔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정부·지자체에 ‘한 발 앞선’ 민간단체와 시민들.
<현장음>
"진짜 고맙다…(어디서 음식을 가져오신 거예요?) 봉사해주시는 시민이신데"
<현장음>
"아침에 들어왔던 아이도 시민 분이 구조해서 데리고 오신 거거든요?"
<안동 시민>
"촌에 구석구석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안 가는 데가 있잖아요. 안 가는 데 찾다보면 (다친 동물이) 되게 많아요. 개도 있고 소도 있고 닭도 있고 엄청 심해요…(어떤 일 하고 계시길래) 배달 라이더입니다 (아~ 사정을 제일 잘 아시겠네 골목골목을) 네, 오토바이 타고 구석구석 다니고 있어요"
<김현유/코리안K9레스큐 대표>
"시민들이 저희 오픈채팅방에 '나는 어디 면사무소에 있는데 여기 어떤 동물이 있다, 여기 할머니가 사료가 부족하다', 이런 걸 오픈채팅방에 막 올려주세요. 그러면 또 다른 배포봉사자님들이 계세요. '아 그럼 거기는 내가 사료를 가져간다'…뒤늦게 농림부에서도 안동체육관에 상황실을 만들어 두고, 저희를 지원하고 있어요"
<이효정/'도로시지켜줄개' 대표>
"재난 상황에 동물들을 치료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게 불가한 상황이었어요. 저희가 이 대피소를 만들고 나서 농림부라든지 지자체에서도 저희 활동을 높게 평가하시더라고요"
돌아오는 길, 취재진이 발견한 개 1마리.
<기자>
"얘는 저희가 제보를 해야 될 거 같아요. 구조사 분들이 윗동네에 계신데…"
<기자>
"예, 저희가 사진하고 보내드릴 텐데, 위치하고 찍어드릴게요. 보니까 집은 다 탔고…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막 외상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데…눈가에 좀 다친 거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행법상 동물은 ‘사유재산’일 뿐...
<고재관/'코리안독스' 소장>
"설득 작업을 하고 있어요. 설득이 되면 저희가 구조할 수 있고, 설득이 안 되면 사료 물 주시고 잘 돌봐주시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법을 어기면서까지 할 수는 없잖아요"
<현장음>
"양껏 (사료) 놔두고 출발하자. 안타까운데 어쩌겠어…"
선의에 기대기엔 너무 광범위한 피해.
정부는 뒤늦게 “재난상황 동물구조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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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재(fresh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