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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훔치러…송유관 옆 창고 빌린 뒤 넉달간 17m 땅굴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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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기름 훔치러…송유관 옆 창고 빌린 뒤 넉달간 17m 땅굴 파
  • 송고시간 2024-09-04 20:02:17
기름 훔치러…송유관 옆 창고 빌린 뒤 넉달간 17m 땅굴 파

[앵커]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려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다행히 기름을 훔치지는 못했는데, 이들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창고 건물을 빌린 뒤 땅굴을 파 송유관까지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창고건물 한쪽에 깊숙이 파놓은 땅굴이 보입니다.

아래로 들어가자 길게 이어진 철로가 깔려 있습니다.

어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크기에 길게 땅굴이 이어집니다.

<현장음> "선생님, 들어오지 마요. 위험해."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름을 훔치려 한 혐의로 50대 총책 A씨 등 9명을 검거하고 그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충남 천안 두정동의 한 2층짜리 창고 건물을 빌린 뒤, 4개월 넘게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깊이 4m, 길이 16.8m의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 접근해 기름을 훔치려 했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같은 범죄로 실형을 살았던 A씨는 출소하자마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동종 전과자들과 모여 알음알음 설치 기술자, 현장 관리책, 굴착 작업자 등을 모집해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과거 한국석유공사에서 근무했던 직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빌린 창고에 허위로 물류센터 간판을 내걸고 땅굴로 이어지는 곳을 냉동 저장실로 위장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또 땅굴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증기 제거기를 비롯해 송유관 탐측 장비 등을 설치해 놓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판 땅굴은 당초 송유관까지 접근했으나 서로 자금문제로 분쟁이 일어나며 실제 기름을 훔치지 못한 채 다시 땅굴을 일부 메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선영 /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경감> "하루 한 2만여 대의 차량이 오고 가는 도로 지하에서 땅굴을 파고 들어가서 송유관을 도유하려고 했던 피의자들을 검거했는데요. 그곳이 도심 한복판이라는 점이 좀 이례적인…."

경찰은 지반 침하와 붕괴 위험이 커,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해당 땅굴은 모두 원상복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영상취재기자 : 임재균]

#송유관절도 #형사기동대 #창고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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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