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굴욕'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증산을 촉구했었는데요.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까지 참여한 산유국 회의에서 전격 감산을 결정하자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한 지난 5일 OPEC+ 회의에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개인 제재 대상에 오른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가 참석했습니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 에너지 산업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약화하기 위해 다른 산유국과 협력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입니다.
이 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폭의 감산이 이뤄지자 한때 미국의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대러 제재와 물가 안정을 위해 OPEC의 협조가 절실한 데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OPEC의 감산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습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언론인 암살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왕세자와 거리를 뒀던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7월 사우디를 찾아 증산을 촉구했지만 성과 없이 귀국했고, 신랄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통령이 우호관계나 외국의 공격을 막아주겠다는 약속을 내세워 사우디에 호의를 요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사우디가 주도한 이번 합의가 미국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번 감산에 대해 "징벌적인 정치행위가 아니라 세계 석유 수요의 급감을 불러올 경기침체를 두려워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컨설팅업체 포린 리포츠의 석유산업 전문가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따른 합의'라며 "사우디가 러시아 편을 드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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