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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 '또 고교생 집단 성폭행'…'제2의 밀양 사건' 방지하려면

사회

연합뉴스TV [뉴스현장] '또 고교생 집단 성폭행'…'제2의 밀양 사건' 방지하려면
  • 송고시간 2016-06-29 14:34:18
[뉴스현장] '또 고교생 집단 성폭행'…'제2의 밀양 사건' 방지하려면

<출연 : 연합뉴스TV 오예진 기자>

[앵커]

5년전 고등학생 22명이 여중생 2명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얼마전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남자 고등학생 4명이 여고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또 드러났습니다.

아직 제대로된 가치관이 형성되지도 않은 청소년들의 성폭행 범죄,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

오예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앵커]

오 기자, 고등학생들이 가해자인 집단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우선 두 사건은 어떻게 일어났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예 먼저 서울 도봉구 남고생 22명의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11년 9월에 발생해 최근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당시 16살이던 김모군은 친구들과 길을 가다가 여중생 두 명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고 접근해서 '학교에 말하겠다'면서 협박한 뒤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이로부터 6일이 지난 후 김군의 주도하에 가해자 11명이 두 여중생을 동네 뒷산으로 불러 억지로 술을 먹이고, 이 중 한 명이 정신을 잃자 4명이 성폭행했습니다.

그리고 8일 후 규모를 22명으로 늘린 가해자들은 두 여중생을 또다시 불러내 강제로 술을 먹였고, 앞서 성폭행을 한 4명을 포함해 총 6명이 두 여중생을 성폭행했습니다.

지난달에 발생한 남고생 4명의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전북 김제시의 한 모텔이 범행 장소가 됐는데요.

18세 A군 등 10대 네 명이 공원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 여고생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사건입니다.

[앵커]

두 사건 모두 가해자들이 검거됐는데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습니까.

[기자]

남고생 22명 집단 성폭행사건은 현재 21살이 된 주동자 김모씨 등 3명이 구속됐고, 1명에게는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또다른 6명은 특수강간미수 또는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입니다.

한편, 실제 성폭행을 한 2명을 포함한 피의자 12명은 현재 군목무 중이어서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군으로 신병이 넘어갈 예정입니다.

전북의 모텔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한 남고생 4명도 현재 경찰에 구속돼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10여년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시 한번 보는듯한 인상을 받았는데요.

특히 22명 집단 성폭행과 밀양 사건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예 말씀하신 것처럼 남고생 22명의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발생한 밀양 성폭행 사건과 여러 면에서 겹치는 모습입니다.

먼저 밀양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간단히 상기해 드리면 2004년 1월 고등학생 박모군 등 12명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을 유인해 집단 성폭행하고 또 협박을 해서 여중생의 여동생과 사촌언니까지 2명을 추가로 성폭행 한 사건입니다.

남자 고등학생들이 동생뻘인 여중생들을 협박해 성폭행하고, 추가 범행을 하면서 성폭행 대상을 늘린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수가 애초 12명에서 44명으로 늘어난 점 등이 도봉구 성폭행 사건과 동일한 괘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피해자들이 범죄의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등 매일 '악몽' 속을 사는 상황인 반면 가해자들은 멀쩡히 사회에 나와 대학에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는 점도 비슷합니다.

밀양 사건의 피의자들은 소년원에서 일정 기간 보호관찰을 받고 나와 직장인이나 군인, 대학생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고, 도봉구 사건의 경우도 가해자들은 검거 전까지 직장인, 대학생, 군인으로 '평범한 이웃의 탈'을 쓰고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런 사례를 보면 미성년자들은 아무리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도 성인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고 금방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인상마저 주는데요.

실제로 미성년자가 저지른 집단 성폭행의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법적으로 미성년자인 중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벼운 처벌을 받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특히 앞서 사례들처럼 집단으로 성폭행을 한것도 모자라 사전에 집단 성폭행을 모의한 정황까지 드러나는 경우에는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명이상이 강간을 저지른 집단성폭행은 특수강간죄가 적용이 되는데요.

징역 5년 이상에서 최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가해자가 청소년이라고 봐주던 관행도 줄어들었고, 사회적으로도 강력 성범죄에는 나이와 신분을 막론한 '무관용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앵커]

처벌도 처벌이지만, 애초에 이런 끔찍한 일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청소년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성폭력 범죄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에 따른 예방은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우선 10대 청소년들은 2차 성징이 본격화면서 신체가 성인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게 되고, 성적 호기심도 왕성해집니다.

또 자신만의 가치관이 형성되면서 사회 규범이나 관습 등에 의문을 품고 일탈 행위에 유혹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이는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지만 이 시기에 받아야 할 적절한 조언이나 교육이 결여되면 범죄에 빠지기 쉽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 발달과 SNS라고 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의 확산으로 청소년들도 쉽게 성인물을 접하게 됩니다.

남녀의 성역할과 이성관계에 대한 건전한 인식이 온전히 정립되기도 전에 왜곡된 내용의 영상과 이야기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인데요.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이런 영상이나 글들을 접하면서 건전한 성행위와 성범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음란 동영상을 본다고 해서 모두 성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처음부터 제대로된 인식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학교나 가정에서 성에 대해 좀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교육을 통해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필요한데요.

무조건 가리고 금지하기 보다는 허용되는 행동범위와 그에 따른 결과와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나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반드시 강력하게 처벌받는다는 원칙도 확실히 정립되고 증명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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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