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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서 넘어져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목수가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며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7일, 반종학(57) 씨가 지난해 12월 15일 가천대길병원에서 심장, 폐, 간, 양쪽 신장, 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하고 별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하여, 약 100여 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달했습니다.



반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귀가하던 중 계단을 오르다 넘어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유족들은 “아버지께서 삶의 끝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고인은 평소에도 밝고 자상한 성격으로, 어려운 이웃을 먼저 챙길 정도로 정이 많았습니다.

반 씨는 젊은 시절에는 트럭 운전사로 일했으며 이후 20년 넘게 목수로 일했습니다.

몸을 쓰는 일이다 보니 항상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다니면서도 목수라는 직업에 자긍심을 가져왔다고 유족들은 전했습니다.

유족들은 최근 반 씨가 어깨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을 하면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끝내 수술을 포기했다며 “어깨 통증 탓에 계단에서 넘어지는 순간 난간을 붙잡지 못하신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고인의 딸 혜진 씨는 “더 잘해드릴 걸 하는 마음에 너무나 미안하다. 아빠가 우리 아빠여서 제가 이렇게 잘 자라고 잘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언제나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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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328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