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백악관이 부정선거 논란으로 얼룩진 지난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신 그 당시 패배했던 야권 후보를 '당선인'으로 불렀는데요.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전국적인 대규모 항의 시위까지 촉발했던 지난 7월 28일 베네수엘라 대선.
당시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야당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67 대 30으로 압승했다고 선포했습니다.
<엔리케 마르케즈 / 베네수엘라 국회 부의장 (지난 8월)> "저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5명이 해명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범죄 수사를 요청합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근간인 투표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역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개표 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베네수엘라 개인과 법인에 제재를 가했던 미국은 이번에는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지칭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분명한 목소리로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만들었다"며,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뜻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적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곤살레스 후보를 '당선인'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미국이 마두로를 대통령으로서 사실상 거부하면서 과거 베네수엘라를 혼란에 빠트렸던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019년 야권 지도자였던 후안 과이도는 마두로 대통령의 연임이 부정선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임시 대통령을 맡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등 60여개국이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지도자로 인정하면서 정국은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한편 당국의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한 곤살레스는 미국이 자국민의 "주권적 의지"를 인정했다며 감사 인사를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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