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파병으로 위장한 총알받이 용병, 우크라이나와 싸우기 위해 러시아로 갔다는 북한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성격 규정입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자칭, '최종, 완결판'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내외에, 올해 성과 중 하나로 내세우기 위한 거로 보입니다.
김정은·김주애 부녀가, 또다시 ICBM 발사 현장에, 손을 잡고 등장했습니다.
국정원은 김주애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 문구가 빠졌습니다.
북한은 통일을 지우고, 우리는 비핵화를 지우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북한군이 며칠 내 대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몽골계 소수 인종으로 위장해, 총을 들게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팀을 보낼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군의 동향과 전투력을, 현장에서 파악할 기회라는 겁니다.
[앵커]
지난 목요일 북한의 ICBM 발사 소식부터 살펴보죠.
올해 첫 ICBM 발사잖아요.
화성-19형으로 명명된 신상이라고 발표했죠?
[기자]
핵심만 말씀드리면, 그간 북한이 쏜 탄도 미사일 중 가장 높게, 가장 오랫동안 비행했습니다.
'새로운 초강력 공격수단으로,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발사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비교하면요.
본체가 조금 더 길고, 탄두부가 뭉뚝해서, 탄두 중량을 늘린 거로 보입니다.
결국, 일부 성능을 개량해서 신상이라고 내놓은 셈이죠.
갤럭시나 아이폰도 모양 좀 바꾸고 기능도 추가해서 한 단계 높은 숫자를 붙여서 출시하잖아요.
비슷하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추가 기능에 다탄두, 그러니까 미사일 하나에 탄두를 여러 개 달아서 쏘는 것도 포함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북한의 ICBM에 관해 얘기할 때 두 가지 기술을 완성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 왔습니다.
하나는 말씀하신 다탄두 장착.
또 하나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입니다.
이번엔 다탄두에 대한 얘기가 없습니다.
성공했으면, 떠벌렸을 텐데 그러지 않았고요.
대기권 재진입 부분은 고각 발사를해서 대기권 밖 체류 시간이 비교적 짧아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말로는 완결판, 끝판왕이라고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도 ICBM 시험 발사를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김동엽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번에) 딜리버리 수단으로써 성공했다고 한다면, 실제 다탄두를 시험한 것을 합쳐서 다탄두를 (싣고) 그만큼 사거리를 나갈 수 있느냐를 실제 실험하고, 실제 떨어질 때, 진입하는 마지막 진입 단계에서 실제 탄두가 분리되고, 각기 목표로 향하느냐 이런 실험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ICBM 발사 시점에도 주목되는데요.
미국 대선 목전이고, 요즘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이슈로 시끄럽잖아요.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까요?
[기자]
이번에는 기술적 필요보다는, 정치적 고려 비중이 큰 거로 보입니다.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줘서,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뭐 이런 경고성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요.
하나는 그나마 11월 5일 미 대선일에 쏘진 않았다.
과거엔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을 7월 4일 미국 독립 기념일에 날리기도 했거든요.
두 번째는 미사일을 일본을 넘어 태평양 한가운데에 꽂아 넣진 않았다.
결국, 대내 홍보용, 노동 신문 1면거리가 주목적 아닌가 싶은데요.
북한이 당초 올해 정찰위성 세 기를 추가로 궤도에 올리려고 했는데, 지난 5월 발사 때 실패하고, 감감무소식이거든요.
이걸 만회해서 올해 안에 뭐라도 성과를 보여줘야 하니까, 기존 ICBM을 손 좀 봐서 신형으로 포장해 쏘아 올린 거로 보입니다.
이번엔 리스크를 안고 새 기술에 도전하기보다는, 성공과 홍보에 방점을 찍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시점과 관련해서는 다음 주 미 대선에서 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바로 ICBM을 발사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그전에 쏴버린 거로 생각됩니다.
일단 미 대선 결과를 지켜볼 거고요.
이후 수틀리면,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공언한 ICBM 정상 각도 발사도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실제로 핵 투발 수단을 완성했다고 판단하면, 7차 핵실험 카드를 뽑을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이, 통상 핵 투발수단인 미사일을 먼저 충분히 시험하고, 핵실험을 하는 패턴을 보였거든요.
[앵커]
그런데 이번에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김주애를 ICBM 발사 현장에 데려갔잖아요.
이제 11살 정도 되는 어린아이인데요.
[기자]
김주애가 세상에 공개된 게 2022년 11월 '화성-17형' ICBM 발사 현장에섭니다.
작년 열병식 때는 ICBM과 전술핵 부대 사열도 했습니다. 단상에서.
국가정보원이 이번 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김주애의 지위와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후계자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고모인 김여정과 최선희 외무상의 보좌를 받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김주애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 김정은과 투 샷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했습니다.
반면, 국정원장 출신 박지원 의원은 여전히 "김정은의 아들이 유학 중이고, 김주애는 총애받는 딸일 뿐"이라고 평가합니다.
[앵커]
이번 주에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 문구가 빠져서 논란이 일었잖아요.
그 배경을 뭐라고 보시나요?
[기자]
좀 의외였는데요.
SCM이라고 한미가 매년 개최하는 이 국방장관 회담이 동맹의 핵심 소통, 조율 창구입니다.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거죠.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는 건 디폴트 문구로 매년 들어가는 건데, 이번엔 빠졌습니다.
대신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하게 하고 지연시킨다"는 표현을 넣었습니다.
당장 더 시급하고 현실적인 문제, 당면한 위협 대응에 올인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핵무력 고도화와 해외 이전을 막겠다는 거죠.
우리 국방부는 성명에서는 비핵화라는 말이 빠졌지만, 한미 모두 비핵화 목표는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한미 동맹의 핵심 문서에서 이 표현을 뺄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더구나 최근 미국 조야에서 사실상 비핵화를 포기한 거 아니냐 이런 시각이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김정은 정권은 민족과 통일을 지우고, 한미는 비핵화를 지운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파병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저희가 몇 주간 이 문제를 다뤘는데, 아직도 참전 여부는 확인이 안 된 거죠?
[기자]
북한 파병 소식을 몇 주째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내외신 보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전 참여 여부에 대해선 명확하게 말씀을 못 드리는데요.
어제는 전투 중 다쳤다는 북한 군인 추정, 또는 주장 인물의 병상 인터뷰 영상이 나오기도 했잖아요.
반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KBS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아직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치열한 정보전, 심리전 속에 확인되지 않은 뉴스도 많은데요.
교란 작전으로 서로 역정보도 흘릴 테고요.
어쨌든, 미국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현재 북한군 만 명 정도가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고,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부근에 배치됐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현지시간 30일)> "북한이 러시아 동부에 약 만 명의 군인을 파견해 훈련시키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부근으로 이동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 장비를 받았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31일)> "아직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 군과의 전투에 투입된 거로 보이진 않지만, 앞으로 며칠 내에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국방.
외교 장관과 워싱턴에서 회담하고 한 언급인데요.
모스크바에선 러시아와 북한 외무 장관이 만났습니다.
여기서도 파병 여부에 대한 발표나 확인은 없었습니다.
[앵커]
오스틴 장관의 언급 중에 북한군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있다는 게 있는데요.
파병 사실을 감추려고 위장한 채 참전한다는 뜻으로 봐야겠죠?
[기자]
그래서 우리 정부가 이들을 '불법 군사 야합 하에, 파병으로 위장한 총알받이 용병'으로 규정하는 건데요.
몇 주 전에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북한의 파병 동향을 알릴 때, 부랴트 대대로 편성될 거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에 부려트족이라고 몽골계 소수인종이 있습니다.
시베리아 쪽에 주로 거주하는데요.
4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북한 군인들이 부랴트인 신분증을 발급받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위조 신분증을 쓸 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전장에서 죽더라도, 도그 택, 그러니까 군번줄이나, 제대로 된 신분증도 없어서 유해 확인도 안 되는 상황으로 봐야겠습니다.
안타깝죠!
[앵커]
또 하나 풀리지 않은 부분이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북한군이 실제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 폭풍 군단 소속인가이잖아요.
[기자]
그것도 미스터리죠.
공병부대, 또는 군수공장 일꾼이라는 얘기도 있고요.
속 시원하게 확인이 안 되니 답답한 상황인데요.
북한군이 자랑하는 최정예 특수 부대를 보내놓고, 부대 마크도 깃발도 없이 싸우게 한다.
형식적이나마 아직 동맹 조약 비준이 안 돼서인지, 아니면 미국의 판단대로 러시아가 다급하다는 걸 감추기 위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푸틴이 독재자이고, 우크라이나 침공도 하고, 국제형사재판소가 발부한 체포 영장 집행 대상입니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나름 명분과 논리를 따지고 내세우거든요.
이번엔 왜 이런 꼼수, 무리수를 둘까 속셈이 궁금한데요.
참고로 6.25 전쟁 때, 소련군 전투 비행 대대가 참전해서 미군 전투기를 상대로 싸웠는데요.
당시에도 비밀에 부치다가, 지난 6월에 푸틴이 평양 방문 때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뒤늦게 사실로 공식 확인된 바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게 통한다고 보는 건지, 언제까지 쉬쉬하며 버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현실화하면, 우리 정부 대응도 중요할 텐데요.
참관단 파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기자]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가 거세긴 한데요.
북한을 자극하고, 자칫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이나 전황 분석단을 보내는 것이 "군의 당연한 임무"라고 전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북한군이 무인기를 활용한 드론전 수행 능력 등 현대전을 학습하고 체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라크전 등 여러 전쟁에 모니터링팀을 보낸 바 있고, 특히 이번엔 북한군의 전투 동향을 현장에서 파악해 우리 군 대비 태세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우선은 북한군의 전투 참여 여부 등 현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해 보이네요.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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