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5년간 미성년자가 사들인 주택 수가 3천채에 육박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다주택자들이 미성년 자녀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거래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구매한 주택 수는 2,953채. 여기에 쓴 돈만 총 5,170억 원.
이들은 연평균 1천억 원을 들여 590채의 주택을 사들인 셈입니다.
개인 최다 매수자는 22채로, 서울과 부산, 전북 등을 넘나들며 2020년 6채, 2021년 15채, 2022년 1채의 주택을 사들였고 전체 매수액만 23억 7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경남에 21가구를 보유한 또 다른 미성년자의 나이는 9세 이하기도 했습니다.
주택 구매 자금을 스스로 조달하기 힘든 만큼 불법거래나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미성년자가 부모의 돈으로 주택 여러 채를 '갭 투자'하거나, 주택을 낮은 가격으로 거래해 양도세·증여세를 축소하는 행위가 대표적인데 이런 불법 행위를 적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불법 거래를 파악할 수 있는 자금조달계획서의 의무 제출 대상이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성년자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를 낸 비율은 2021년 82%에서 지난해 8%로 급감했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자금조달계획서를 안 낼 때 자금출처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않아서 임대·차입으로 증여하는 사례가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편법으로…."
불법·탈법 증여 감시망이 느슨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미성년자 거래에 대해선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철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문형민입니다. (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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