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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브리핑] 北 오물풍선 '용산 뚫어'…북·러·벨라루스의 '도원결의'

정치

연합뉴스TV [한반도브리핑] 北 오물풍선 '용산 뚫어'…북·러·벨라루스의 '도원결의'
  • 송고시간 2024-07-27 18:55:26
[한반도브리핑] 北 오물풍선 '용산 뚫어'…북·러·벨라루스의 '도원결의'

<출연: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71년 전 오늘 정전협정이 체결됐습니다.

포성은 멎었지만, 분단과 대치 국면은 진행형입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 보겠습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 발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 떨어진 것도 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를 고리로, 벨라루스와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꿈꾸는, 소련 시절, 유라시아 세력권 부활을 위해, 원팀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경축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선, 남북한 선수들이 6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하계 올림픽 참가는, 8년 만입니다.

[앵커]

한반도 정세부터 점검해 보겠습니다.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쓰레기를 담은 풍선을 계속 띄우고 있는데요.

출구가 안 보이는 거 같습니다.

[기자]

일주일 새 나온 주요 사안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재개, 그리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까지 침투한 북한의 쓰레기 풍선.

여름이라 남동풍이 부는 시즌인데, 호시탐탐 북풍을 기다렸다 풍선을 내려보내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갈수록 수도권 인구밀집 지역 등 목표 지점 낙하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수요일에 날아온 수백 개 쓰레기 풍선 중 하나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안에도 떨어져 외신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대통령실은 해당 풍선을 실시간 감시. 추적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중 처리할 경우, 자칫 주변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낙하 후 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재작년에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대통령실 부근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안에 들어왔다 사라진 사건이 다시금 회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대북 확성기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풍선을 날리는데,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올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두 달 전 시작해서 열 차례에 걸쳐 이어졌습니다.

다만, 최근에 보내는 풍선의 내용물은 그나마 순화해서 분뇨, 담배꽁초 이런 거보다는, 주로 비닐이나 휴지라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항공기나 차량 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풍선이 터지게 만드는 타이머나 작은 기폭 장치로 인한 화재 우려도 제기됩니다.

우리 정부에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라는 압박을 가하는 건데요.

이 문제를 둘러싼 남·남 갈등 고조 목적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자제 요청 등 별다른 조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풍선과 방송을 활용한 남북 간 첨예한 신경전과 심리전이 고착화, 일상화 수순에 접어드는 양상입니다.

[앵커]

우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재개 카드를 빼 들었는데요.

방송 시간과 내용 확대도 고려 중이라고요?

[기자]

우리 군이 일주일째 매일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북한을 향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지옥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는 내용 위주로, K-pop 노래 중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와 장윤정이 부른 '올래'도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방송 시간을 늘리고, 김정은 정권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도 넣는 걸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대남 확성기 방송으로 맞대응은 하지 않고, 지지직 지지직하는 소음을 내보내 북한 군인이나 주민이 남한 방송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앵커]

앞으로 추이를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오늘이 정전협정 기념일인데요.

작년과 달리 북한이 비교적 조용하게 보내는 거 같습니다.

[기자]

북한 표현으로 '조국 해방전쟁 승리' 71돌을 맞아, 김정은이 참전 군인들과 함께 6.25 전사자 묘역을 찾았습니다.

이 시간쯤엔 평양에서 대규모 경축행사도 열리고 있을 겁니다.

북한이 이 정전협정 기념일을 미국과 싸워 이긴 승리의 날, 전승절로 제정해 내부 결속 계기로 삼고 있는데요.

작년엔 이른바 꺾어지는 해인 70주년이어서, 야간 열병식도 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대표단을 초청했죠.

올해는 특이 동향이 아직 없습니다.

[앵커]

대신 벨라루스 외교장관이 평양을 방문해서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최근 북한과 벨라루스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죠?

[기자]

그렇죠.

이제 한반도 정세에서 벨라루스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백 러시아'로도 불리죠.

막심 리젠코프 외교 장관이 3박 4일 일정으로 방북해서 최선희 외무상과도 만났습니다.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깊은 얘기를 하고,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를 축으로 해서 북한과 벨라루스 관계, 그리고 북러벨 삼국 간 공조가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 세 나라 모두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데요.

장기 독재, 권위주의 정권하에서죠.

북한의 김정은, 벨라루스의 루카셴코 둘 다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지원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푸틴이 주도하는 미국 패권 깨기, 다극화 세상 만들기, 또한 소련 시절 유라시아 세력권 부활 구상에 함께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현승수 / 통일연구원 부원장> "러시아의 세력권이 유라시아 지역, 단순히 유럽과 아시아를 통합하는 기존의 지리적 개념이 아니라, 구소련을 얘기하는 거예요. 러시아의 세력권이 보장받는 지역. 이걸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같이 가겠다고 선언한 나라가 벨라루스와 북한이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 관계는 결코 단기적이나 전술적 관계는 아니고, 전략이고 적어도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이기 때문에…."

인구가 950만 정도인 벨라루스가 동유럽에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농업이 꽤 발달한 나라입니다.

푸틴이 군사. 안보뿐 아니라, 농업 등 경제 분야에서도 북한과 벨라루스 간 다리를 놓아주려 한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하지만, 최선희 외무상은 오늘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안보포럼 ARF엔 참석하지 않았잖아요.

여기에도 함의가 제법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이 부분도 큰 관심사였는데요.

아세안 10개국이 주도하는 이 ARF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 포럼입니다.

북한에도 꽤 중요한 외교 무대죠.

전통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외부에 직접 알릴 기회인데요.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도 참여해 왔습니다.

북한 외무상도 매년 참석했었는데,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과 코로나 이후엔 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현지 주재 대사가 대신 참석했습니다.

관련해서, 최근 한국으로 넘어온 북한 외교관의 의견 들어보시죠.

<리일규 /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ARF에 참석해서) 얻는 게 더 크겠냐 잃는 게 크겠냐 할 때, 제가 만약 최선희 외무상이라면 잃는 게 더 많거든요. 안보 위기 직접적으로 조성한 게 누구입니까. 북한이잖아요. 당장에는 다자회의에 막 나가서 전개하는 거보다는 러시아 쪽에만 집중하자는 타산이 있을 수 있고…."

[앵커]

리일규 전 참사가 쿠바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작년 11월에 한국에 왔다고 하던데요.

요즘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이 왕성한 거 같습니다.

[기자]

조금 전에 보신 게 연합뉴스와 연합뉴스 TV 공동 인터뷰 화면인데요.

리 전 참사는 쿠바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면서, 한국과 쿠바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도 담당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형제국, 중남미 외교의 교두보라는 쿠바가 올해 초에 한국과 전격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었죠.

리 전 참사가 사전에 심상치 않다는 감을 잡고, 재작년부터 그걸 막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했다고 합니다.

결국, 탈북 후 석 달 만에 한-쿠바 수교 발표가 나왔고요.

남북 관계에 대해선, 김정은의 한반도 두 국가론은 즉흥적인 게 아니라, 전략적인 결정으로 적어도 10년 안에 남한을 쳐다볼 일은 없을 거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프랑스 파리로 가보죠.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올림픽이 개막했습니다.

북한도 오랜만에 올림픽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더라고요.

[기자]

개막식에서 한국 대표단을 북한 대표단으로 소개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는데요.

북한이 이번 올림픽엔 체조, 다이빙, 탁구 등 7개 종목에서 뛸 16명의 미니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북한이 2016년 리우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하계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겁니다.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치면 6년 만입니다.

8년 전엔 역도, 양궁, 사격 종목에도 출전해 30명 규모였는데, 이번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북한이 2021년 코로나 국경폐쇄 와중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서 IOC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참가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앵커]

남북 올림픽 선수들의 메달 소식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끝으로 미 대선 상황도 좀 짚어 보죠.

내일이면 투표일까지 꼭 100일을 앞두게 됩니다.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또다시 판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기자]

미 대선이 그야말로 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세론을 탔는데,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용단을 내렸죠.

이후 기울어진 운동장이 다시 평평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의기소침하던 민주당 지지자들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하고 있어, 트럼프 캠프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트럼프 진영에서도 바이든 보다 해리스가 버겁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국, 승부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대여섯 개 격전지 투표함에 달려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최고 존엄과 친분이 두텁다는데, 극진히 대접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때 자주 김정은과 친했다, 핵을 가진 나라의 지도자와 잘 지내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죠.

이번에 대선후보 수락 연설 때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이 논평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면서 "국가의 대외정책과 개인적 감정은 별개"라고 꼬집었습니다.

성명이나 담화에 비해 수위가 낮은 논평이지만, 김정은 정권의 최신 버전 입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레 비행기 태우지 마라, 하노이 회담 실패를 경험 삼아 섣부른 기대나 환상을 가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협상 군불을 때면서, 북한을 쉽게 보지 말라는 일종의 몸값 올려놓기 측면도 있겠습니다.

북한이 밖으로는 저렇게 말을 해도, 바이든표 대북 원칙론을 계승할 해리스보다는, 김정은과 한때 파격적인 밀월을 즐긴 트럼프를 응원하면서 100일 후 선거 결과를 기다릴 겁니다.

[앵커]

한반도 두 국가론을 들고나온 김정은 정권이 남북한 같은 민족 개념도 없앤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의 선전을 바라는 건 동포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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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