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의 선고 전 마지막 재판이 열렸습니다.
양모 장씨는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검찰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홍정원 기자.
[기자]
네. 서울남부지법입니다.
오늘 이곳 남부지법에서는 정인이 사건 6번째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번 재판은 1심 선고 전 마지막 재판입니다.
검찰은 양모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아동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선고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양부 안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 아동 관련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양모 장씨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쟁점은 살인의 고의성 여부였습니다.
이번 재판에는 감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던 법의학자 이정빈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장간막과 췌장 손상에 의한 출혈을 사인으로 봤습니다.
검찰은 이 교수의 증언을 토대로 양모 장씨가 발로 정인양의 배를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양모 장씨는 대부분의 학대 사실을 인정했지만, 직접 사인으로 추정되는 배를 밟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택시기사의 증언을 증거로 냈습니다.
양모 장씨는 정인양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장기 손상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주장해왔습니다.
택시기사는 "젖가슴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라는 119 지시사항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장간막과 췌장은 가슴보다 아래에 있는 갈비뼈 밑 복부에 있어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검찰은 또 양부 안씨 역시 정인이 학대와 사망에 있어 방조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동조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앵커]
이번 재판에서는 양부모들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죠?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이번 결심공판의 마지막 순서는 피고인 신문, 즉 정인양의 양부모인 장씨와 안씨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양모 장씨는 대부분의 학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검사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장씨는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이 장씨에게 죄송하다고 하지 말고 답변하라는 조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양모 장씨는 폭행을 비롯한 학대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이유식을 먹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때린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폭행으로 정인양의 쇄골이 부러진 사실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손으로 강하게 얼굴과 어깨, 엉덩이, 배를 때린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신문 중 학대의 책임을 피해자인 정인양에게 돌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정인양과 달리 첫째를 학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양모 장씨는 첫째는 말을 잘 들어서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양부 안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아내가 훈육을 위해 체벌을 하는 사실은 알았지만, 학대에 이를 정도인 줄 몰랐다는 게 안씨의 주장입니다.
검찰은 SNS 대화를 증거로 안씨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아내와의 SNS 대화에서 안씨는 "3일 정도는 굶겨도 된다"는 등 학대를 명확히 인식하고 동조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지만, 안씨는 "아내의 학대를 알았다면 이혼을 해서라도 막았을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남부지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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