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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총선 넉달만에 요동친 지지율…여야 모두에 '양날의 검'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총선 넉달만에 요동친 지지율…여야 모두에 '양날의 검'
  • 송고시간 2020-08-16 10:00:51
[여의도풍향계] 총선 넉달만에 요동친 지지율…여야 모두에 '양날의 검'

[앵커]

4·15 총선 압승 불과 넉 달 만에 민주당과 청와대가 민심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지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미래통합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르기도 했는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박초롱 기자가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게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한국갤럽 조사에서 총선 직후 71%에 달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넉 달 만에 39%로 32%포인트 내렸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지지율이 62%에서 43%로 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특히 수도권, 중도층, 30대 민심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총선 직후인 4월 넷째 주 52.6%였던 지지율이 8월 둘째 주 33.4%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통합당 지지율은 28.2%에서 36.5%로 올라 민주당보다 높아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4년 만입니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18년 12월부터 총선 전까지 4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는데 총선 이후 넉 달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에 한량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2년, 더욱더 단단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전례 없는 압승의 기쁨도 잠시, 총선 2주 뒤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하고 윤미향 의원의 기부금 유용 의혹이 잇따랐습니다.

<오거돈 / 전 부산시장>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윤미향 / 더불어민주당 의원> "30년 정대협 운동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습니다."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검찰개혁 단독 입법,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잇단 악재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거대 여당이 독주한다, 오만하다'는 여론은 점차 커졌습니다.

부동산은 결정타가 됐습니다.

정부가 수시로 내놓는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조원 전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리 논란은 민심 이반을 부채질했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지지 기반 붕괴를 부른 핵심 뇌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선거 압승 후 대통령 지지율이 단기간 급락하는 일,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도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압승한 지방선거가 있었던 6월 둘째 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79%.

이 지지율이 하락을 지속해 석 달 뒤인 9월 첫째 주엔 49%까지 내려갑니다.

당시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논란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부동산은 표면적 문제이고, 전국 선거 압승 후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이 선거 결과로 나타난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해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국민은 코로나 사태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뜻에서 여당에 표를 던졌는데, 여당은 이를 정책과 개혁입법을 밀어붙여도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독주 논란이 일었다는 겁니다.

핵심 지지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일반 국민들의 정서, 기대와는 괴리가 커진 게 문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상조 / 대통령 정책실장> "올해 성장률 전망도 상향조정되었고, OECD 국가 회원국 중에 단연코 가장 좋은 전망치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는데, 먼저 이해찬 대표부터 "지지율 문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당권 주자들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낙연 의원은 "국민의 답답함과 실망이 누적된 결과"라며 "국민의 삶과 마음을 더 세심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했고, 김부겸 후보는 "경고등으로 여기고 성찰할 시기"라면서도 "개혁법안은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국민 눈높이를 못 읽거나 필요한 설명을 제대로 못 해 답답함과 실망감을 드렸다"고 진단했습니다.

통합당의 지지율 역전은 민주당이 실책을 거듭하며 반사 이익을 얻은 거란 분석이 지배적인데, 통합당은 자세를 한껏 낮췄습니다.

<주호영 / 미래통합당 의원> "어떤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추월했다, 이것에 그렇게 환호작약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저희 당이 더 열심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뚜렷이 나타난 지지율 상승 기세를 발판 삼아 중도층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큽니다.

통합당은 우선 새 정강·정책 1호를 기본소득으로 정하고 '경제 민주화, 노동자의 권리보장, 자녀 입시비리 등 부모찬스 특혜 타파'도 명시하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중도층과 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당명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여권의 '반전카드'가 주목됩니다.

역대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지면 대연정,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카드를 써왔는데, 문 대통령이 과연 어떤 카드를 쓸지 주목됩니다.

당·정·청 진용을 일신하기 위해 작지 않은 폭의 개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지율 하락에 놀란 민주당, 성찰의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통합당, 쇄신을 게을리 한다면 '반사이익'도 얻기 어려워질 겁니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지지율 크로스.

이에 대한 여야의 대처가 1년 7개월 뒤 대선의 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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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