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숨진지 14일째를 맞은 가운데,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미국 민주당 지도부도 의회에서 8분 46초간 무릎 꿇기를 하고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뒤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오늘도 김지수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현지시간 8일 고향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습니다. 추도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 영전에 꽃다발을 바쳤고,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텍사스주 주지사와 현지 경찰관들도 추모식장을 찾아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추도객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한 번에 15명씩 10분간의 추모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를 주관하는 센터 측은 "조문객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내 시위는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며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에 배치됐던 100여명의 주 방위군도 철수됐습니다. 항의 시위가 격화했던 지난 1일 주 방위군 병력이 한인타운에 전격 투입된지 일주일 만입니다.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되면서 한인들의 피해 사례 보고도 잦아드는 상황입니다.
[앵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이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하기 직전에 전례없는 광경이 연출됐다면서요.
[기자]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한쪽 무릎을 꿇은 겁니다. 이 같은 퍼포먼스는 민주당이 경찰개혁 방안 발표 기자회견 직전 시행된 것으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낸시 펠로시 / 미국 하원 의장> "우리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경찰 만행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의 행동을 존중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무릎을 꿇은 지 거의 9분이 흐른 후 보좌진 도움을 받아 일어섰는데요. 경찰 무릎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야당인 민주당이 경찰 개혁 법안을 발표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자]
민주당이 공개한 경찰 개혁 법안은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저지하고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법안 초안은 경찰의 폭력에 대해 면책 특권을 제한하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공권력 행사와 관련해, 공무 수행을 이유로 총격과 폭력을 가하고도 면책특권을 부여받아왔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개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을 때 손해를 배상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경찰의 목 조르기를 금지하고 보디 카메라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그러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경찰 개혁법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한편,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 시민이 매년 1천명에 달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전체의 45%가 백인이었고 23%가 흑인, 16%가 히스패닉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체 인구와 비교해 보면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흑인 비율이 높았습니다. 미국 인구 중 백인은 60%이고 흑인은 13%, 히스패닉은 18%입니다. 또 흑인의 경우 무장했거나 무장하지 않았거나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인구 대비 높았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가 11월 펼쳐질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경찰 개혁문제가 이념대결 양상으로도 치닫고 있다고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 사태 국면에서 화두로 부상한 '경찰예산 끊어라' 움직임에 대해 극좌파가 주도하는 '경찰 폐지론'으로 규정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념 대결로 몰아가는 모양새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경찰 예산을 끊고 경찰을 폐지하는 게 아니라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라며 "급진적 좌파 민주당 인사들은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을 쏟아낸 날은 플로이드 마지막 추도식 날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행보와 대비됐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휴스턴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항의 시위 한가운데서 자신이 법과 질서의 대통령임을 부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는데요. 미국 내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뉴욕이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갔다면서요.
[기자]
뉴욕시가 8일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들어갔습니다. 뉴욕주가 지난 3월22일부터 '비필수' 사업장에 대한 100% 재택근무를 명령하며 '셧다운'에 들어간지 78일만입니다. 1단계 경제 정상화에 따라 뉴욕시에서도 건설과 제조업, 농업, 도매 거래, 소매 분야에서 부분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뉴욕시는 이번 1단계 정상화 조치로 최대 40만명이 일터로 복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빌 더블라지오 / 뉴욕시장> "오늘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배운 교훈을 잊지 말자는 겁니다. 우리는 고된 노력과 훈육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고수해야만 다음, 또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문을 닫은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습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뉴욕시에서 약탈행위까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구진이 한국의 코로나19 억제 조치와 관련해 발표한 내용이 있어 잠시 소개하는데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휴교 등 억제 조치가 없었다면 한국인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버클리 연구진은 한국과 미국, 프랑스, 중국 등 여섯개 나라에서 봉쇄령 등 억제 정책의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억제 정책이 없었다면 초기 전파는 하루 약 38%의 기하급수적 증가세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감염 억제 정책이 이런 증가를 상당히 많이 늦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 상황인데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어떤 내용이죠?
[기자]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대거 하향 조정했습니다. 세계은행이 전 세계 18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 2.5%보다 무려 7.7%포인트나 낮은 -5.2%로 예상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올해가 1914년, 1930~1932년, 1945~1946년 이래 네 번째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것이죠. 현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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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