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부산에서 한 지체 장애인이 한 장, 두 장씩 모은 마스크 11장을 파출소에 기부했다는 소식이 감동을 줬는데요.
이후 뉴스를 접한 시민들의 착한 기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나눔 바이러스'의 시작은 한 20대 지체장애인입니다.
이 청년은 지난 13일 부산 신호파출소 앞에 마스크 11장과 손편지를 두고 황급히 사라졌습니다.
'너무 적어서 미안하다', '부자들만 기부하는 줄 알았는데 용기를 냈다'는 편지는 작은 울림을 던졌습니다.
장애가 있는 청년이 시작한 작은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15일 한 남성이 부산 장림파출소를 찾아 "마스크"라며 종이봉투를 놓고 파출소를 나섰습니다.
봉투에는 마스크 61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을 홀로 키우며 직장을 구하고 있는 50대 남성이었습니다.
형편이 넉넉지 않지만, 자신도 도움받은 마스크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마스크 기부 시민> "장애인분이 파출소에 마스크를 두고 간 뉴스를 보고 '아, 나도 가져다드리면 누군가한테는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저도 도움을 받은 거(마스크)라서 하게 된 겁니다."
부산 충렬지구대에도 누군가가 마스크 48장과 간편 식품 10여개를 놓고 사라졌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도울 수 있는 한계"라는 쪽지도 함께 담겼습니다.
<김길용 / 부산 동래경찰서 충렬지구대장> "필체로 봐서는 연세가 많아 보입니다. 우리보다 더 구하기가 힘든 사람들에게 주는 게 안 좋겠나? 그분의 뜻을 생각해서라도…"
부산 광민지구대에도 한 여성이 찾아와 수제 면마스크 11장을 놓고 사라졌습니다.
부산 경찰은 20대 지체 장애인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
또 기부받은 마스크와 직원들이 모은 위생용품 6천여개를 취약계층에게 전달했습니다.
한 장애인이 용기를 내 실천한 작은 나눔이 행복 바이러스로 퍼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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