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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오르기 전에 빨리 사"…상호관세 논란 속 미국서 '사재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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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가격 오르기 전에 빨리 사"…상호관세 논란 속 미국서 '사재기' 열풍
  • 송고시간 2025-04-04 17:28:17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사재기 열풍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3일자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TV, 간장, 운동복 등 온갖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기 바쁘다고 전했습니다.

대학생 세다 로치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라디오 생중계로 들으면서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의 244달러(35만 1천 원)짜리 운동복과 영국 브랜드 '하우스오브서니'의 150달러(21만 6천 원)짜리 스웨터를 구매했습니다.



또 그의 남자 친구 숀 매켄지는 집 밖으로 달려 나가 기네스 캔맥주 8개 들이 3팩을 사서 냉장고 채소 칸을 가득 채웠습니다.

컨설팅회사의 글로벌 무역 부서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로치는 친구들과 상호관세, 관세가 주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 주식시장 동향, 졸업을 앞둔 시점의 경기 전망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내가 4년간 대학에 다니면서 정치나 경제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이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처음 본다"고 전했습니다.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TV 출연자인 마크 쿠번은 2일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글을 올려 팔로워들에게 "사재기하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는 "치약부터 비누까지, 보관할 공간만 있다면 뭐든지 사놓으라"며 상점들이 지금 갖고 있는 재고가 떨어져서 새로 수입품을 주문하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점들은 설령 미국산 제품이라도 가격을 왕창 올리고 관세 탓이라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슈퍼마켓과 전자제품 상점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쿠번의 조언처럼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실어 가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WSJ는 보도했습니다.

학교 교직원인 노엘 페게로는 상호관세 부과 소식을 듣고 2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원예 도구와 다른 가정용 물품들을 사들이는 데 3천달러(430만 원)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뉴욕시 퀸스의 한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중국 브랜드 '하이센스'의 217달러(31만 1천 원)짜리 40인치 TV를 가까스로 구매해 미니밴에 실으면서 "지금이 사야 할 때"라고 단언했습니다.

중국계 제약사의 대표로 일하면서 아이 둘을 키우는 39세 여성은 간장 20병, 굴소스 10병과 아이들이 간식으로 좋아하는 김을 잔뜩 구매했습니다.

이 여성은 인터뷰에서 "매일 선택의 폭이 아주 넓다는 게 미국의 놀라운 점이었다"면서 "이제 바뀌어야만 한다"고 말한 것으로 WSJ는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코로나19 시기의 물가 인상은 소비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관세 부과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경제학자들을 인용, 농수산물과 의류, 전자제품, 자동차 등 많은 상품의 소비자 가격이 오를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상호관세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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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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