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안이 강한 이 휴대전화로 계엄 상황 전반을 논의한 건데요.
계엄 당일 진실을 알기 위해선 이 비화폰을 또 누가 갖고 있었는지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경렬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계엄 사태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들은 모두 비화폰을 사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비롯해,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도 비화폰을 갖고 있었습니다.
<곽종근 / 육군 특수전사령관(지난 10일)>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과 '안가 회동'을 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도 비화폰을 썼습니다.
윤 대통령은 조 청장에게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고, 김 청장은 계엄 직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계엄 선포가 늦어질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비화폰은 도·감청과 통화 녹음이 불가능한 휴대전화로, 보안이 요구되는 상황에 주로 활용됩니다.
비상계엄 사태 전후로도 사용된 이 비화폰은 계엄 당일 진실을 밝힐 핵심 물증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또 누가, 어떤 목적으로 비화폰을 갖고 있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예상 밖의 인물이 비화폰을 사용했거나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비화폰 통화 내역을 파악하기 위해선 용산 대통령실 경호처가 관리하는 서버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을 이유로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있어, '비화폰 수사'는 진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inten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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