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국 불안에 전국 곳곳에서 세대 불문 시민들이 저녁마다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요즘 집회 현장은 인기 가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데요.
낯설어진 민중가요를 대신해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K팝, 대중가요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
[기자]
2007년 그룹 소녀시대의 데뷔를 알린 '다시 만난 세계'가 거리로 소환됐습니다.
<소녀시대 / 다시 만난 세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노랫말이 요즘 정국과 맞물리며 추운 겨울밤 거리로 나선 시민들 사이에서 떼창으로 불리고 있는 겁니다.
계엄사태 직후 음원 플랫폼에서 이 노래를 찾는 사람은 전보다 20% 넘게 늘 정도로 주목받았는데, 집회에서 울려 퍼진 K팝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데이식스 /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 내려가자. 너와의 추억들로 가득 채울래 컴 온!"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다양한 곡들이 이른바 '탄핵 플레이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SNS에는 신청곡을 접수하는 창구도 만들어졌는데 "이 곡을 틀어달라"는 요청이 넘쳐나며 '탄핵플리', '탄핵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집회 플레이리스트 취합 담당자> "지금 뭐 다 스캔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의견들을 많이 주시고 있고 한 이만 건 가까이 올라왔어요."
그렇다고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민중가요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집회 K팝 재생 목록을, 젊은이들은 기존 민중가요 목록을 주고받고 함께 부르며 거리에서 세대가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시민들은 거리에서 엄중한 정치적 요구를 화음으로 녹여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codealpha@yna.co.kr)
[영상취재기자 : 김상윤 구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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