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친러 성향의 극우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기타 후보군으로 묶일 만큼 무명에 가까웠던 인물이 결선투표까지 진출하게 된 겁니다.
극심한 민심고가 낳은 이변이라는 분석입니다.
신주원 PD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루마니아 대선에서 유례없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소속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겁니다.
제오르제스쿠는 중도우파 야당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와 다음 달 8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마르첼 치올라쿠 현 총리 겸 사회민주당 대표는 3위를 차지하며 조기 탈락했는데, 1989년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사회민주당 후보가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오르제스쿠는 친러시아-반나토 성향의 후보로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기타' 후보로 분류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던 인물입니다.
유럽연합 중 빈곤 위험 인구가 가장 많은 루마니아에서 민생고가 심화하자 민심이 '급격한 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루마니아 농민들은 값싼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유입으로 자국 농산물의 경쟁력이 급감하자 국경 봉쇄 시위에 나서는 등 강력히 반발해왔습니다.
제오르제스쿠는 농민 지원 공약을 내세우며 농촌 민심을 파고들었고, 생활비 급등에 초점을 맞춘 SNS 캠페인을 주도하며 젊은 유권자를 사로잡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라두 마그딘 / 루마니아 정치 전문가> "주류 정당들은 틱톡을 잊은 듯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이 이렇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했죠."
일각에선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제오르제스쿠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진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러시아 문화에 친밀함을 느낀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제오르제스쿠 반대 집회 참가 시민> "루마니아는 유럽의 길이며 나토로 향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러시아가 우리의 마을을 파괴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선거 개입설을 즉각 부인하면서도 현 루마니아 지도부가 러시아에 적대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신주원입니다. (nanju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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