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허용에 맞서 러시아는 핵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핵을 보유하지 않은 우크라이나가 핵보유국인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상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겁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천일째를 맞은 날, 푸틴 대통령은 핵 교리 개정안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날부터 바로 발효되는 개정 교리의 핵심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한 겁니다.
특히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미국 등 서방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겁니다.
즉,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맞서 핵 대응에 나설 수도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입니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지원한 재래식 미사일을 사용하더라도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 크렘린궁 대변인(현지시간 19일)> "이것이 왜 필요했을까요? 우리의 기본 원칙을 현재 상황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입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군사 동맹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며 러시아와 간접적으로 군사 대립하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프랑스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이 파병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에서 서방의 직접 개입을 억지하기 위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입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대해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며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미국 역시 '무책임한 수사'라고 일축하며 핵 태세를 조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매슈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현지시간 19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는 무책임한 핵 수사와 행동으로 우크라이나와 주변국들을 위협해 왔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협상 중재를 자처해 온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러시아의 자구책이라며 옹호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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