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네트워크]
[앵커]
일제에 의해 무단 반출됐다 6.25 전쟁을 겪으며 산산조각이 났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의 아픔을 모두 견뎌내고 천 년 전 모습 그대로 복원돼 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하얀 천막이 걷히자 커다란 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5미터에 달하는 높이가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고, 구석구석 새겨진 세밀한 석조 기술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고려시대 승려인 지광국사 해린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지난 1085년 만들어진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입니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탑 가운데 최고로 꼽히지만, 역사의 굴곡을 그대로 간직한 유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무단 반출돼 일본과 한국 등 이곳저곳을 떠돌다 6.25 전쟁 때 폭격을 맞아 1만 2천 조각으로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후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서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보수가 시작됐고 지난해 고향인 원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원래 있던 법천사지를 떠나 다시 돌아오기까지 1,975km에 달하는 유랑 생활을 이어간 겁니다.
<임종덕 / 국립문화유산연구원장> "부재마다 곳곳에 금이 가고 깨지고 아름다운 조각들이 오염물에 덮여있고 과거에 보수된 시멘트와 콘크리트까지 그야말로 그 모습은 심각한 그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태였던 석탑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데 걸린 기간은 5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박종서 /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장> "시멘트랑 철근을 제거하고 새로운 돌, 신석으로 복원하는 걸 최우선으로 했고 그러면서 사라진 문양, 문양도 복원하고…."
더는 자연재해나 역사의 부침을 겪지 않도록 앞으로는 실내에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규모 7 정도의 지진도 견딜 수 있도록 면진대 위에 세워졌습니다.
앞으로 탑의 관리는 원주시가 맡게 됩니다.
<원강수 / 원주시장> "우리 민족이 겪었던 수난과 아픔을 뒤로 하고 찬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증하는 그러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영상취재기자 :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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