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조 원대 재산 분할이 걸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정식 심리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대법원이 최 회장의 원심을 확정하지 않고 심리를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한 건데요.
이채연 기자입니다.
[기자]
대법원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을 본격 심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급심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른바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을 마무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한이 8일 자정까지였는데,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본 겁니다.
대법원 결정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이 기각되면 2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 3,808억을 나눠주라고 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최대 주주까지 바뀔 수 있는 SK 경영 타격은 물론, 현재 최 회장이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SK지분 17.7%를 다 팔아도 마련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액수입니다.
2심 판결을 바로잡겠다며 상고한 최 회장 측으로선 일단 상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번 셈인데, 이혼소송 최초로 전원합의체로 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대법원 심리의 최대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입니다.
1심과 달리 2심은 SK주식을 부부 공동 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이 된다고 봤지만, 최 회장 측은 과거 최종현 회장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주식을 취득한 만큼 재산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특유 재산'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노 관장 측은 SK주식 가치 증가와 경영에 노 관장의 기여도를 인정한 것이라며 최 회장 측의 주장은 재벌에 대한 특별 우선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2심 재판부가 SK로 흘러 들어가 그룹 성장에 일조했다고 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을 대법원이 인정할지 여부도 쟁점인데, 최 회장 측은 근거가 된 김옥숙 여사 메모의 신빙성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 회장 측이 항소심 재판부가 SK 전신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잘못 계산했다 수정한 걸 두고 '치명적 오류'라며 불복한 건도 대법원이 별도 심리 중입니다.
연합뉴스TV 이채연입니다. (touc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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