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해 119에 실려가고, 한자리씩 한다는 분들이 입에 담기 거북한 비속어로 고성을 지르는 모습들,
어디 싸움터나 저잣거리가 아닌, 바로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국감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고 있는데요.
욕설 논란으로 '맞고발전'에 들어간 과방위 국감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방통위를 상대로 한 종합감사.
국감장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진 건 한 피감 기관 직원이 갑자기 쓰러져 119 구급대에 실려 나가면서부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욕설을 섞어 "사람을 죽인다"고 말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김 직무대행과 야당 의원 간 언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4일)> "아니 저자는 글쎄."
<김태규 /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저자라니요!"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뭐야 인마!"
<김태규 /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인마?"
<김우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마 이 자식아."
<김태규 /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이 자식? 이거 뭐 하자는 겁니까 지금!"
결국 김우영 의원은 사과했고, 김 직무대행도 유감을 표했습니다.
<김태규 /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지난 24일)> "정회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한탄을 표현했을 뿐입니다. 누군가 특정해서 한 표현이 아닙니다."
이후 과방위가 야당 주도로 김 직무대행을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는 안을 표결해 통과시키자, 김태규 직무대행은 "무고와 직권남용으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국민의힘까지 가세해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22대 국회가 첫 국감 점수를 확 깎아 먹은 또 다른 요인으로, 불출석 증인에 대해 발부하는 '동행명령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발부 과정에서 여야가 극심히 충돌한 겁니다.
지난 월요일(21일) 국회 법사위에선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습니다.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는 헌정사 처음이었습니다.
<정혜전 / 대통령실 대변인(지난 22일)> "의회 일당독재의 민낯을 또다시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대통령 부인을 망신 주고 국감을 진흙탕에 몰아넣기 위한 구태 정치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통령실은 동행명령장 발부가 다음 달 주요 재판 1심 선고를 앞둔 이재명 대표의 방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야당 법사위원들은 '검찰 독재정권의 민낯'이라고 되받았습니다.
<이건태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2일)>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실이 고의로 동행명령장의 수령을 회피했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문체위, 교육위, 국토위 등 다른 상임위 곳곳에서도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문제로 진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특히, 모든 상임위가 김여사 의혹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집중하며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쟁 국감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25일)>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충성경쟁은 접어 두고, 민생을 살피는 국정감사에 임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24일)> "이번 끝장 국감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의혹이 김건희 여사로 통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국민 여러분께 똑똑히 보여드렸습니다."
아직 일부 상임위의 국정감사가 남아있긴 한데요.
시민단체가 내놓은 22대 첫 국감 중간 성적표는 과연 몇 점을 받았을까요?
D-(디 마이너스).
1998년부터 국감 활동을 평가해온 국감NGO 모니터단이 내놓은 평가입니다.
F가 아닌 게 다행으로 보이는데요.
학점이 낮은 대학생은 시험이라도 다시 봐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쟁 국감을 보느라 지친 국민들의 마음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요.
22대 국회가 남은 국감에서라도 '국민 성적표' 관리에 신경 쓰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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