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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젊은 날 추억 깃든 곳인데"…대한극장, 역사 속으로

문화·연예

연합뉴스TV [앵커리포트] "젊은 날 추억 깃든 곳인데"…대한극장, 역사 속으로
  • 송고시간 2024-09-24 18:30:00
[앵커리포트] "젊은 날 추억 깃든 곳인데"…대한극장, 역사 속으로

[앵커]

충무로의 랜드마크 대한극장, 한 번 쯤 가보셨을 겁니다.

1958년, 당시 국내 최대 규모 스크린으로 개관한 극장인데요.

헐리우드 대작 '벤허'를 상영해 '벤허 극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죠.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인 대한극장이 이제 문을 닫습니다.

지난 2001년 멀티플렉스로 새단장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극장 산업의 변화, 그리고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에 치여 결국 물러나게 된 건데요.

화면으로 함께 보시죠.

[기자]

60년 넘게 충무로를 지켜온 대한극장.

한때 한국 영화계의 간판 극장이었지만, 지금은 문을 닫은 채 내부 공사가 한창입니다.

대한극장은 스크린이 하나인 단관극장으로 시작해 충무로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는데요.

지금은 내부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추억이 깃든 대한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아쉽기만 합니다.

<조정제 / 서울 (60대)> "대한극장이라고 하면 추억이 있는 곳인데… 사라진다는 게 참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유지호 / 서울 (60대)> "많이 섭섭해요. 결혼할 때 배우자와도 많이 왔었고, 그 이후에도 많이 왔어요. 우리에게도 낭만이 있었어요. 그 추억이 담긴 곳 중 대표적인 곳이 대한극장이에요."

대한극장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려는 영화 애호가들의 발걸음도 이어졌습니다.

<이동하 / 경기도 군포시 (40대)> "'로보캅'이 아마 대한극장에서 1988년에 개봉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제가 초등학생이었거든요.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였는데… 부모님 동반하면 미성년자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여서, 어머님하고 둘이서 '로보캅'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영숙 / 서울 (60대)> "'벤허' 같은 영화 봤던 기억이 나요. 명장면들이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요. 그때는 2층 정도 높이었거든요. 없어져서 너무 아쉽고…."

대한극장을 운영해온 세기상사는 오는 30일부로 극장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것입니다.

건물은 그대로 남고, 극장 대신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윤하 /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개발팀장>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관객들이 많이 줄어들었고요. OTT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극장가 자체가 많이 어려워진 상황이고요. 대한극장 같은 소규모 극장은 계속 운영하고 존속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신한식 /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본부장> "(영화 산업에)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이제 없어진 것이죠. 수익률이 별로 안 좋으니까. 대규모 극장들도 그런데(어려운데), 소규모 극장들은 더 하지 않을까…."

과거 대한극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단성사와 명보극장은 2008년에, 서울극장은 2021년 폐관했고, 피카디리 극장은 멀티플렉스 체인 CGV에 운영권을 넘겼습니다.

단관시절 극장 중 서울 시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대한극장,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함께, 이제 대한극장도 역사로 남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대한극장 #충무로 #한국영화 #단관극장 #벤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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