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했습니다.
ICC 회원국인 몽골은 체포 의무를 다하는 대신 극진한 환대를 베풀었는데요.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공항에 도착합니다.
밤늦은 시간임에도 몽골 전통 의상을 입은 의장대 사열로 푸틴 대통령을 환영합니다.
이튿날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열린 환영식도 화려했습니다.
수흐바타르 광장에는 레드카펫이 깔렸고, 전통 의상을 입은 명예 경비대와 오케스트라가 참석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체포 영장 발부 이후 푸틴 대통령이 ICC 가입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첫 몽골인 ICC 재판관이 나온 지 불과 6개월 만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몽골 방문에 앞서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몽골은 에너지 연료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구축하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후렐수흐 대통령을 초청했고, 후렐수흐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화답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던 우크라이나는 몽골이 "범죄자의 재판 회피를 허용했다"며 규탄했고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ICC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습니다.
국제법 전문가는 ICC가 몽골을 협조 의무 위반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규정 위반국에 대해 제재와 같은 심각한 처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ICC는 중대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재판에 회부하지만, 범죄자를 직접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나 수단이 없고, 회원국들의 자발적 협조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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