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받아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연임을 포기했습니다.
총리직을 맡게 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음으로써 정치 불신을 초래한 데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도쿄에서 박상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기시다 일본 총리가 내달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현지시간 14일)> "자민당이 변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은 제가 물러나는 것입니다. 저는 다가오는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통일교와의 유착 문제와 비자금 스캔들 등 정치 불신을 초래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 개혁을 위해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제100대 총리로 취임했고,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집권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유세 도중 피격당해 숨지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총격범은 "어머니가 통일교에 고액을 기부하는 바람에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주장했고, 이후 자민당 주요 정치인과 통일교의 유착이 속속 밝혀지면서 지지율은 처음으로 20∼3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까지 터져 나오며 내각 지지율은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로 추락했습니다.
연임을 노리던 기시다 총리는 차가운 민심에 차기 선거를 우려한 당 소속 의원들이 등을 돌리자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재임 3년의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과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꼽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기 때문에, 내달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면 기시다 총리는 퇴임하게 됩니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면서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당내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도쿄에서 연합뉴스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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