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년 전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로 주목받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지역 폄하로도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밀양은 성범죄자들의 도시"라는 글까지 퍼뜨리고 있습니다.
천재상 기자입니다.
[기자]
"성폭행범들 신분세탁 해주는 곳".
"성폭행해도 공무원들이 나서서 가해자 도와주고 피해자 2차 가해하는 곳".
최근 밀양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입니다.
최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다시 주목받으며 일부 누리꾼들이 지역을 폄하하는 댓글을 퍼붓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에 대해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주민들의 당시 발언들이 재조명됐기 때문입니다.
또 당시 경찰이 피해자에게 "먼저 꼬리 친 것 아니냐", "밀양 물을 다 흐려놓았다" 등 폭언을 한 사실도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밀양시 관계자> "이미지가 이래 실추된다고 하니까 시민들이 아주 참 우울해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근황과 신원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에는 지지 댓글이 달리며 여론의 큰 반향을 얻고 있고, 누리꾼들은 가해자의 가족까지 비난하고 직장에 민원을 넣는 등 사적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초 신원 공개에 나섰던 유튜버에 이어 또 다른 유튜버도 폭로전에 뛰어들며 당시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털기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적 제재에 대한 공감과 지지의 이면에 사법 정의에 대한 신뢰의 붕괴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김영식 / 서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이런 사건들로 인해서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 사법부의 판단 때문에 이런 불신이 초래가 되는데 다만 사적 제재가 당초의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낳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의 여자친구로 잘못 지목되면서 누리꾼들의 공격을 받았고, 이에 신원을 폭로한 유튜버는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geni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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