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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이준석·조추송 신당,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이준석·조추송 신당,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 송고시간 2023-11-26 09:50:01
[여의도풍향계] 이준석·조추송 신당,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

[앵커]

다음 달이면 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지만 경기의 규칙, 즉 선거 제도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특히 비례대표제가 어떻게 바뀔지가 신당 창당 변수와 맞물리면서 양당의 총선 방정식이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 방현덕 기자입니다.

[기자]

4년 전 총선, 어떻게 투표하셨는지 기억하십니까?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지가 하나 있고, 기다란 투표지엔 낯선 정당들의 이름들이 있었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우후죽순 난립한 비례정당들인데, 이번 총선도 이런 일이 반복될지 모르겠습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거대 양당의 의석 독점을 막고, 소수 정당에 국회 문턱을 낮춰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심재철 /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2019년 12월)> "이게 지금 날치기가 아니고 뭡니까? 이게 날치기잖아요."

<문희상 / 당시 국회의장(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 법률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드는 '꼼수'로 오히려 소수당보다 더 많은 비례대표를 가져가는 역설적 결과가 벌어졌고, 비례정당도 서른 개 넘게 난립해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한 선거가 됐습니다.

이대론 안 된다는 목소리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시작된 선거제 개편 논의, 원래였다면 총선 1년 전, 지난 4월에 끝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평행선입니다.

지역구 당 의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엔 거대 양당이 동의했는데, 문제는 역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어떻게 할지입니다.

애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반대했던 국민의힘, 문제가 확인됐으니 과거처럼 단순 명료하게 돌아가자는 입장입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7일)> "저희들은 병립형으로, 비례대표 선출 제도가 병립형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의당 등 제도에 생존이 걸린 소수당은 이런 주장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죠.

하지만 키를 쥔 민주당도 쉽게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제도 퇴행은 안 된다"는 게 주류의 의견처럼 보입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24일·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연동형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것은 기본적 입장으로 갖고 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위성정당 금지법 제정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석수 최대화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내에 없지 않은 상탭니다.

민주당의 고민은, 일부 당 안팎 인사의 신당 창당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현행 제도 하에선 최소 득표율 3%를 달성하면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비례정당을 차리면 원내에 입성하기가 어렵지 않을 거란 전망, 그래서 나오는데 기성 정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총선 출마 의지를 이미 피력했고,

<조국 / 전 법무부 장관(지난 6일·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저는 비법률적 방식으로 저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되지 않나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도 비례정당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지난 14일·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새로운 47석의 비례대표의 개혁적이고 정말 검찰 독재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그러한 정당,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미애 전 대표 주변에서도, 창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선, 강한 팬덤을 바탕으로 적잖은 의석수를 얻을 가능성이 아무래도 있겠지요.

민주당에선 굳이 위성정당을 차리지 않아도 이들이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선거 연대, 나아가 범야권 다수 의석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중도층의 반감이 민주당으로 옮겨붙는 것 아니냐, 그러면서 외연 확장에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냔 우려 역시 상당합니다.

어느 쪽이든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여권에선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이준석 신당이 최대 수혜를 입을 걸로 봅니다.

<홍준표 / 대구시장(지난 8일)> "비례대표 정당만 창당하더라도 10석 가까이 지금 차지할 수 있는데 뭐 하려고 이준석이가 지역구 나가겠다고 목매달 필요 뭐 있어요?"

이 전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공언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로 이준석 신당의 정치적 잠재력을 꺾는 효과도 내심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탄핵과 특검, 예산 등 거의 모든 사안에서 극한 대치 중인 여야가 갑자기 선거제에 합의하긴 쉽지 않아보이지만, 이러다 막판 졸속 처리로 제도를 개악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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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