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살던 판다 가족이 올해 말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미중 갈등 속 50년간 이어온 두 나라 간 '판다 외교'가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구름처럼 모여 든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배를 깔고 엎드린 판다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12월 중국 반환을 앞둔 자이언트 판다 샤오치지 가족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의 한 국립동물원이 환송회를 열었습니다.
샤오치지의 부모는 지난 2000년 12월 처음 미국 땅을 밟았고, 샤오치지까지 모두 네 마리의 판다를 낳았습니다.
<심란 / 동물원 방문객>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놀고 대나무를 먹고 있는 게 정말 귀여워요. (돌아가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렌 / 동물원 방문객> "슬프네요. 판다 부부는 20년을 이곳에서 살았고, 새끼도 이곳에서 태어났잖아요."
샤오치지 가족이 돌아가면 미국에 남는 판다는 애틀랜타 동물원의 4마리뿐.
이들과의 임대 계약도 내년 말 끝나지만 임대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이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판다는 '미중 우호의 상징'이 됐지만 내년 말이면 미국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될 전망입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징벌적 판다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등 서방에 벌을 주거나 불만을 표시하는 수단으로 판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데니스 와일더 /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 "반도체 제재,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인 개인에게 부과한 수많은 제재, 중국인이 현재 미국 비자를 받는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판다 관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송환을 앞둔 수컷 판다 러러가 지난 2월 숨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 동물원의 학대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4월에는 암컷 판다 야야를 조기에 귀국시켰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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