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회의원이 아닌 기초단체장을 뽑는 선거임에도 '총선 전초전' '예비 총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권의 관심이 높습니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데요.
여야 공히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다짐하고 있어 혈투가 예상됩니다.
장윤희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였습니다.
저녁이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요.
그런데 요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열기는 가을 날씨와 상관 없이 펄펄 끓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도 아닌, 구청장 보궐 선거에 왜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을까요.
바로 내년 총선, 특히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예비 총선' '모의고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올가을, 정치권에 강서구가 어떤 의미인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인구 약 56만명이 거주하는 강서구는 지역구 의원 모두가 민주당 소속일 정도로 야당 지지가 우세한 곳으로 평가됩니다.
작년 3월 대선에서도 야당이 앞섰는데요.
하지만 윤대통령 취임 다음달인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구청장의 연임을 막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곳이라 여야 모두 우열을 자신하긴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보궐선거가 접전으로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요.
이번 선거를 내년 4월 총선 전 서울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여야의 서로 다른 공천 속사정에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이 지난 5월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지게 됐습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했다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애초 국민의힘에서는 공천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김 전 구청장의 구청장직 상실로 치러지는 선거라 공천의 명분이 약하고, 패배할 경우 지도부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서입니다.
앞서 민주당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으로 치러진 2021년 보궐선거에 당헌당규까지 바꾸며 무리하게 후보를 냈다, 선거 참패는 물론 명분까지 잃은 선례도 있었습니다.
<현장음(지난 2021년 4월 7일)> "출구조사 결과입니다. (서울시장에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예측됐습니다. (부산시장에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당선이 예측됐습니다."
다만 김 전 구청장이 뇌물이나 성비위가 아닌 공익제보 문제로 재판을 받아야했던 만큼 기존 사례와 다르다는 당내 해석은 '공천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여기에 김 전 구청장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윤 대통령의 뜻이 '공천'에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지난 6일)> "저희 당헌당규상 보궐선거 원인에 따른 무공천 사례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 사안은 김명수 대법원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결정적으로 민주당이 경선 없이,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전략 공천하면서 국민의힘 분위기는 확연히 바뀌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6일)> "강서구청장 선거 승리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결코 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하고 상식 밖의 이런 폭주와 퇴행을 경고해 주시도록 저희들은 요청드릴 것입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할 것을 대비해, 민주당이 경찰 출신을 후보로 내면서 '검찰 대 경찰 대결구도'를 의도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민수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지난 7일)> "국민의힘이 끝내 김태우 전 구청장을 고집한다면, 법원 판결보다 무서운 국민의 심판을 맞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다만 국민의힘은 김 전 구청장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공천관리위를 발족하며 야당과 달리 경선으로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철규 / 국민의힘 사무총장(지난 8일)>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엄중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이번 보궐 선거에 적극 참여해서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처럼 여야 모두 '총선 모의고사' 격인 강서구청장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회 취재 현장에서 지켜보면, 웬만한 전국 단위 선거 뺨치게 선거전이 치열하게 느껴지는데요.
다만 기초단체장 선거이고, 보궐선거가 수요일 평일에 열려 투표율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 시키느냐, 선거에 관심 없는 유권자까지 투표소로 얼마나 이끄느냐가 선거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로 당당히 후보를 내며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외친 여야.
강서구 보궐선거 투표율, 그 개표 결과에 드러날 유권자의 선택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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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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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 장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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