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작년 11월 GPT-3.5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오픈AI가 불과 4개월 만에 한층 인간에 가까워진 GPT-4를 내놓았습니다.
각종 시험에서 상위권을 휩쓸 정도로 한층 똑똑해진데다 눈까지 갖춰 장난감이 진정한 도구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는데요. 생성형 인공지능 혁명이 바꿀 미래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화한 챗GPT의 모습과 생성 AI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들의 치열한 쟁탈전, AI 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봉석 기자입니다.
[인간에 더 가까워진 GPT-4 출시…미국 생물경시대회 상위 1% / 이봉석 기자]
[기자]
지난주 출시된 GPT-4가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 MS의 검색엔진 빙.
앞선 버전인 GPT-3.5가 내놓은 황당한 답변으로 네티즌 사이에 밈이 된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에 대해 질문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면서 인공지능, AI의 오류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돼온 이른바 '환각 현상'이 상당히 개선됐음을 보여줍니다.
또다른 밈인 '대동여지도 연금술사 폭동사건'에 대해서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GPT-4는 오류가 줄었을 뿐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똑똑해졌습니다.
미국 변호사시험에서 직전 버전은 인간 응시자의 하위 10% 정도의 점수를 받았지만, GPT-4는 상위 10%에 들었습니다.
미국 생물올림피아드에서는 상위 1% 수준에 달했습니다.
<오픈AI 관계자 / GPT-4 개발> "GPT-4는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고 정교합니다. GPT-4는 기존보다 8배 이상 늘어난 최대 2만5천개의 단어를 (자막 전환) 받아들이거나 생성할 수 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어색했던 한국어 능력도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건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기능을 달았다는 점입니다.
사진을 보고 사람처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첫 멀티모달, 다양한 모드의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냉장고 내부를 찍으면 어떤 재료들이 있는지 파악해줄 뿐 아니라 음식 조리법까지 설명해주는 식입니다.
피라냐들이 들어있는 수조를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 묻자 GPT-4는 5단계로 나눠 척척 답을 해줍니다.
개발사인 오픈AI 회장이 손으로 대충 쓴 웹사이트 구축 시안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자 GPT-4가 웹사이트 HTML 코드를 생성하는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그렉 브록먼 / 오픈AI 회장> "비교해보면 이것은 시안 원본입니다. 말하자면 손으로 쓴 아름다운 작품이 실제 웹사이트로 만들어졌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인류가 인쇄술을 발명한 이후 가장 큰 지적 혁명이라고 평가한 가운데 생성형 AI가 많은 직업군을 대체하고 산업구조까지 바꿀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셀마 사바노비치 /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정보인지과학 교수> "최근 AI 기술과 다른 컴퓨팅 기술 등이 보건과 교육, 오락 등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에 침투해 있는 걸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내 1천개 기업 경영진 중 절반이 GPT-3.5를 기반으로 했던 서비스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난달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오픈AI에 투자한 MS는 자사 엑셀 등 사무용 프로그램에 GPT-4 기술 바탕의 AI 시스템 '코파일럿'을 내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이광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글로벌 IT 공룡들의 인공지능 서비스 도입 경쟁이 뜨겁습니다.
사람의 창의성을 모방하는 생성 AI의 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건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굼뜹니다.
서형석 기자입니다.
[글로벌 IT 공룡 생성AI 대전…네이버·카카오는? / 서형석 기자]
MS의 인터넷 포털 '빙'의 하루 이용자가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구글의 압도적인 포털 점유율에 밀려 변변치 못한 실적을 내왔지만, 생성AI 챗봇 '챗GPT'의 최신 버전을 검색 엔진에서 공짜로 쓸 수 있게 하면서 단숨에 사용자를 불린 겁니다.
구글과 MS의 전장은 사무실로 확대됐습니다.
양사 모두 문서 작성 프로그램 등에 AI를 적용키로 하면서,
누구나 사무실에 이메일이나 계약서 작성, PPT 발표를 돕는 비서 하나씩을 둔 세상이 되는 겁니다.
챗GPT가 이미 스마트폰 앱 속으로 들어와 화가와 작가, 영어 선생님, 여행 가이드로 변신해 사용자 마음을 사로 잡는동안,
우리나라의 IT 대표 기업들은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엔진에 특화된 서치GPT를, 카카오는 한국어에 특화된 코GPT를 내놓겠다 밝혔지만 아직인 겁니다.
그나마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쓸 수 있는 인공지능 챗봇 '다다음'의 베타테스트에 들어갔는데, 하루만에 중단했습니다.
서비스 안정화가 이유였습니다.
전문가들은 가두리 성장을 해온 국내 IT 기업들이 생성 AI가 열어젖힌 새로운 시장에서도 제한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반전의 기회를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통해 모색해 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강정수 / '생성 AI 혁명' 저자> "외부에 가져올 수 있는 충분한 굿데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에서 이런 것들을 풀어주지 못하고 저작권에 의해서 보호…"
학술논문, 문학, 대중 예술 등을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도권이 터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생성 AI가 등장한 현재를 아이폰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와 견주며, 생성AI와 접목한 새로운 '킬러앱' 등장도 전망했습니다.
<강정수 / '생성 AI 혁명' 저자>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같은 것들이 만들어질 거라는 거고 초기에는 어떤 것들이 승리할지는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지배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
한 발 늦은 국내 IT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2008년 7월 11일. 애플 아이폰3이 출시됐습니다. 사실상 스마트폰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습니다. 인터넷 시대 이후 스마트폰은 또 한번 세상에 격변을 가져다줬습니다. 스마트폰을 내 손안의 컴퓨터로 사용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쇼핑, 금융, 여행, SNS 등의 서비스가 작은 폰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폰3가 세상에 나왔을 때만해도, 시장에선 모바일 서비스 혁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꽤 많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주변의 생성 AI 시장 연구 전문가들과 대화하다보면 생성 AI의 등장이 아이폰3 출시 후 일어난 변화를 넘어, 아예 인터넷이 세상에 나왔을 때의 충격에 버금간다는 평가도 듣게 됩니다.
획기적인 기술은 세상을 급변하게 합니다.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발맞춰 나아가지 못하면 도태될 뿐입니다. 생성 AI 시대는 많은 사회적 문제, 오류를 낳을 것입니다. 이미 불거진 표절 등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작은 부작용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기술의 오류를 보정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입니다. AI 시대에 예견되는 양극화 심화 현상도 그렇습니다.
우선 생성 AI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서 격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 서비스 빙에 생성 AI 서비스를 탑재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구글을 추격하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죠. 생성 AI 시대를 열어젖힌 챗GTP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챗GPT의 경우 월 20달러의 유료버전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셀과 파워포인트, 워드 등 사무용 오피스 365에도 생성형 AI를 탑재한다고 밝혔는데요. 오피스 프로그램은 유료 서비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 간에 AI 이용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죠.
최근 서민준 카이스트 교수에게 정보의 질적 격차가 있는 유료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는 지 물어봤는데요. 서 교수는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향후 생성 AI 서비스에 정보를 유료로 제공하는 라이선스 시장이 열릴 테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이 유료로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떤 생성 AI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 유료 AI에 얼마나 돈을 지급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개인 간 AI 활용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가 고도화되는 사회는 '초양극화사회'가 될 것이라는 회색빛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만큼 교육 등의 영역에서 AI 활용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과 이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AI 바람은 여의도도 강타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우선 AI 산업 육성을 뒷받침하는데 주력한 기본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인데요. AI 기술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구제방안은 물론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김수강 기자입니다
[진흥에 역점 둔 'AI 기본법' 입법 코 앞…역기능 규제는 아직 / 김수강 기자]
[기자]
지난달, '인공지능(AI) 기본법'이 국회 과방위 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지난 3년간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7개 법안을 통합한 위원회 안이 가결돼 상반기 중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입법될 전망입니다.
제정안은 정부가 3년마다 AI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를 관장하는 컨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산하에 AI위원회를 두도록 합니다.
또 대원칙으로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원칙을 명문화했습니다. 누구든지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도록 보장한 셈입니다.
AI를 놓고 국가 간, 기업 간 기술패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점을 감안해 국내 기존 기업과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진흥'에 방점을 둔 것입니다.
물론 생명과 안전,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은 '고위험 영역AI'로 분류해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이를 알리고 신뢰성 확보 조치 등을 설명해야 할 의무를 지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산업 육성에만 초점을 맞춰 역기능에 대한 규제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후 규제'는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기술 육성을 맹목적으로 쫓자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하나 /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위원장> "AI 면접이나 사람의 신용을 평가하는 프로그램까지 지금 개발되고 있거든요. 사람에 의한 감독이 이뤄지거나 사전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사후적으로도 피해자 구제 방안까지 법에서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유럽과 미국은 이미 법적으로 AI의 악영향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2021년 4월 초안을 마련했던 인공지능규제 법안의 검토를 마치고 연내 제정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특히 AI를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하는데 공공장소에서의 안면인식 등 최고위험도로 분류되는 AI를 출시한 경우 전세계 매출액의 6%까지 과징금을 물리도록 합니다.
국내에서도 사회에 새로운 격변을 가져다줄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도, 사회적 피해에 대한 규제 방안과 피해 구제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김수강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AI의 진화는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작년 말 챗GTP가 공개 된 후 많은 사람은 'AI가 뭐 대단 하겠어?' 라며 대수롭지 않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GTP 3.5 버전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4개월만에 다시 등장한 GTP4. 더 똑똑해졌습니다. 진화의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릅니다. AI의 진화 속도에 발맞춰 인간도 빠르게 적응하려고 합니다.
미국 명문 스탠포드대는 생성 AI 이해와 문제점 등에 관련한 수업을 의무화했습니다. 국내 대학도 AI를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성 AI 시대는 거부한다고 해서 오지 않는 게 아닙니다. 생성 AI 시대에 어떻게 빨리 적응해 나가느냐, 가장 큰 부작용일 수 있는 격차 문제를 어떻게 줄여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격차를 줄이면 사회 전체적인 AI 실력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김선호
AD 김다운 허지수
송고 이광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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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