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중 외교장관이 코로나19 기원조사와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또 다시 충돌했습니다.
미국이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의 불편한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건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첫 대면 회담 당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던 미중 외교수장.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우리는 또한 신장자치구와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중국의 행위와 함께 우리의 깊은 우려에 대해 논의할 것입니다."
<양제츠 /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누가 중국을 억압하고 질식시키는 접근 방식을 취하든 결국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걸 역사는 보여줄 것입니다."
이후 석달 만에 성사된 전화통화에서도 냉랭한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양측은 현안마다 충돌하며 여전한 입장차를 드러냈습니다.
우한 연구소가 코로나19 유출지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자체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이 중국의 비협조를 지적하며 투명한 조사를 압박하자 중국은 일부 미국인이 터무니없는 얘기를 꾸며낸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대만 문제에서도 미국이 압박 정책을 중단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자 중국은 세계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다며 미국이 이 원칙을 지키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길 바란다고 받아쳤습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는 '스몰 서클'의 이익에 기초한 것이 아닌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원칙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여 이날부터 시작된 G7 정상회의를 겨냥했습니다.
통화 이후 양측이 공개한 대화내용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중국 측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는데 미 국무부 자료에는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신 국무부 자료에는 블링컨 장관이 홍콩에서 민주적 규범의 약화, 신장 위구르족 등에 대한 집단학살과 범죄에 관한 우려를 전달했단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한편 사사건건 충돌하는 가운데서도 양측이 대북정책을 논의했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국무부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 두 사람이 미국의 포괄적 대북정책 검토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방조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온 미국이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 기조를 공유하고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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