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아세안과의 관계구축 30주년을 기념해 특별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일부 동남아국가 외교장관들이 미얀마 쿠데타 사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아세안의 내정 불간섭 원칙에 지지를 표해온 중국에 맞서는 발언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충징에서 중국과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 특별외교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중국과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참여했는데,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협력 등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영어더빙)> "협력과 아세안 중심주의를 강화하며 개방성과 포용성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개발과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논의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뒤 쿠데타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와 관련해 아세안이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데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자국 기자들과 가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정치범 석방도, 의미있는 정치적 대화나 협상의 징후도 없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 4월 자카르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5개 사항에 합의했습니다.
'즉각 폭력 중단, 평화적 해결을 위한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인도적 지원 제공' 등을 골자로 한 합의였지만, 40일 넘게 이렇다 할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달 초,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등이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특사 후보자 명단만을 제시하는 데 그쳤습니다.
<사사 박사 / 미얀마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 대변인> "아세안 국가들이 문제 해결 의지를 표하는 데 감사하지만, 미얀마 국민의 미래에 대한 모든 논의는 미얀마 국민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고,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역시 SNS를 통해 아세안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를 두고 군부 편을 들어온 중국이 아세안 국가들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얀마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는 등 아세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온 중국은 이번 특별외교장관 회의에도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외교장관을 초청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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