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연합뉴스TV 융합뉴스부 김지수 기자>
[앵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보다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섰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문제 삼으며 소송전에 나서,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혼전에 빠진 미 대선 상황,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대선은 우리와 달리 간접선거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누가 먼저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됩니다. 현재까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의 각 주별 선거인단의 수를 합한 전체 선거인단은 538명입니다. 이 중 270명 이상을 먼저 차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그래서 270명이라는 숫자를 두고, 승리를 확정 짓는다는 의미의 '매직 넘버'라고 칭하는 것이죠. CNN방송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현재 253명을 확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13명을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폭스뉴스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후보가 264명을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해, 바이든 후보가 당선에 필요한 '매직 넘버'에 근접했음을 시사했습니다. 프랑스 AFP통신도 폭스뉴스처럼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매직 넘버'에 근접했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선거인단 6명을 가지고 있는 네바다주에서만 승리하면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후보별 선거인단 확보 숫자는 개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언론매체별 판단도 서로 달라서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28.6%포인트 앞서고 있는 알래스카주를 확보했다고 가정했을 때, 아직 승자를 확정하지 못한 4개 주를 석권해야 한다는 겁니다.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반대로 바이든 후보는 이들 4개 주 가운데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적은 네바다주에서만 승리해도 매직 넘버를 달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은 경합 지역의 경우 현재 개표가 진행되고 있고 후보 간 격차가 작아 아직 승자를 선언하긴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입니다.
[앵커]
예고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에 들어갔습니다.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러 곳에서 소송을 걸고 있어요.
[기자]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주 채텀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우편투표 접수 시한인 3일 오후 7시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분리해, 유효한 우편투표와 섞이지 않도록 재판부가 명령해달라는 소송입니다. 트럼프 캠프는 접수 시한을 넘긴 우편투표가 뒤섞여 개표에 포함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캠프는 앞서 미시간주에 대해서도 '개표에 대한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고, 개표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투표용지 개표와 처리를 공화당 투표 참관인들에게 숨기는 걸 막겠다면서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가 우편투표와 관련해, 대선일까지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에 대해 6일까지 도착할 경우 효력을 인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이미 계류 중입니다. 연방대법원은 '이 사안을 선거일 전에 신속 절차로 심리해 달라'는 요청은 기각했지만, 사건을 맡을지 여부는 여전히 검토 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직전에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합류로,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로 재편된 상황입니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는 물론 위스콘신주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캠프의 소송은 바이든 후보가 역전했거나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는 주를 상대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모두 대선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지역입니다.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 바이든 후보에게 따라잡혔습니다. 트럼프 캠프의 잇따른 소송은,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다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불리한 쪽으로 판세가 기운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캠프의 소송 제기에 해당 주들은 선거와 개표는 투명하게 진행됐다면서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캠프의 소송전은 지난 2000년 대선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당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사태를 능가하는 혼란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당시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1천784표, 0.1%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고, 기계 재검표에서 부시 후보가 327표 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자, 고어 후보 측은 수검표를 요구했고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으나 연방대법원은 기각했습니다. 연방대법원의 재검표 기각 결정 이후 고어 후보는 패배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 간의 갈등이 선거인단 임명을 둘러싼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뽑힌 선거인단 538명은 12월 14일 각 주의 주도에서 공식으로 투표합니다. 그러나 양측의 갈등으로 12월 14일까지 선거인단을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주지사를 둔 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을 경우, 주정부는 바이든 후보 측 선거인단 명부를 주의회에 제출했는데도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라면 이를 거부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주의회는 선거 절차상 이의를 제기하며 공화당인 트럼프 대통령 측 선거인단 명부를 연방의회에 제출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는 주의회는 공화당이, 주지사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하원이 주별로 한 표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인 내년 1월 20일까지 하원에서 대통령이 선출되지 못할 경우 상원에서 선출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되는데, 상·하원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하원의장이 의장직을 그만두고 대통령직 대행하게 되는 것이죠. 영국 가디언은 미국이 내년 1월20일까지 차기 대통령을 결정하지 못하면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앞서, 폭스뉴스와 AFP통신 집계에서요. 바이든 후보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기 때문에, 선거인단 6명을 가지고 있는 네바다주에서만 승리하면 당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네바다주가 개표 결과 공개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면서요.
[기자]
미국 대선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곳으로 부상한 네바다주가 개표 결과 공개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입니다. 네바다주 선거 당국은 추가 개표 결과를 현지시간 5일 공개할 예정입니다.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는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곳 중 하나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네바다주 선거 당국은 아직 개표 작업을 진행 중인 일부 카운티 당국자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이같이 조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사전 현장 투표, 선거 당일 현장 투표는 모두 집계에 반영했지만, 우편투표는 지난 2일 접수분까지만 집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 당일 접수한 우편투표, 앞으로 일주일간 접수할 우편투표, 투표자 신원이 불확실한 표는 집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네바다주의 개표 결과 공개 중단에 따라 승자가 아직 결정 나지 않은 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네바다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입니다.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당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불과 2.45%포인트 차로 진 것으로 나타나자, 트럼프 측은 이번 대선에서 이 정도 열세는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활발한 유세 활동을 해왔습니다.
[앵커]
이번 미국 대선은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사상 초유의 일부터, '세기의 소송전'까지 예고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개표 작업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봅니다. 김지수 기자, 수고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