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미국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10일째를 맞은 가운데 플로이드의 첫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31주년을 맞아 수만 명의 시민이 촛불 시위를 벌였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오늘도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명복을 비는 추모식이 처음으로 열렸네요.
[기자]
네.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라는 악습에 희생된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미국에선 현지 시간 4일 조지 플로이드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처음 열렸습니다. 추도식은 플로이드의 생전 발자취를 따라 오는 9일까지 3개 도시에서 잇따라 거행되는데요. 첫 추도식은 플로이드가 희생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렸습니다. 6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에서, 8일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추도식이 각각 열리고 9일에는 휴스턴에서 장례식이 진행됩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는 플로이드가 태어난 곳이고, 텍사스주 휴스턴은 플로이드가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고향입니다. 열흘째 접어든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모습입니다. 시위 참여자들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트레버 스미스 / 미국 뉴욕주> "우리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저는 단지 조지 플로이드만을 위해 이곳에 있는 게 아닙니다. 플로이드와 같이 목숨을 잃은 에릭 가너 때문에 여기 있습니다. 플로이드처럼 똑같이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휘트니 / 미국 조지아주> "조지 플로이드 그리고 거리에서 위협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 이들에게는 정의도 평화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합니다."
참여자들의 목소리에서 '제2의 플로이드'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플로이드의 추모식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침묵의 순간'으로 명명된 플로이드 애도 행사도 미전역에서 이어졌습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이 짓눌려 숨진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시민들은 같은 시간 동안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침묵으로 그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1만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이 검거한 이들은 대부분 통행 금지 명령을 어겼거나, 해산 명령에 따르지 않는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으나 강도와 약탈 혐의로 체포된 이들도 수백명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 사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발언이 군에 제대로 역풍을 부른 것 같습니다. 현직 국방장관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 데 이어 전직 국방장관까지 성명을 냈어요.
[기자]
군의 반발을 불러온 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회견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자신이 연방군 병력을 동원해 진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었는데요. 대통령이 진압에 연방군을 동원하려면 폭동진압법을 발동해야 하는데, 당시 시위는 군까지 동원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게 군의 입장으로 보입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시위 진압에 군을 동원하는 건 마지막 수단이라며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정권의 대표적 '예스맨'으로 분류돼온 에스퍼 장관으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발언을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군내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맹비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매티스 전 장관은 50년 전 군에 몸담으면서 헌법을 수호한다고 맹세했는데, 같은 선서를 한 군이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도록 명령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방침을 납득할 수 없다는 건데요. 트럼프 정권의 첫 국방장관이었던 매티스 전 장관은 사실 동맹을 중시해, 미국 이익을 우선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과 번번이 충돌하다 재작년 말 사직서를 던졌습니다. 퇴임 후 회고록을 냈으나 정면 비판은 삼가왔기에 이번 비판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의 반발을 감안한 듯 한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언론 인터뷰에서 군대 투입은 상황에 달린 것이라며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어제는 '6·4 톈안먼 민주화운동' 31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어제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에서 별 움직임은 없었나요.
[기자]
어제 중국 본토와 홍콩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톈안먼 민주화운동은 31년 전인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발생했는데요. 대학생과 시민들은 민주화와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진압했습니다. 어제 베이징 톈안먼 광장은 통제 속에 공동묘지의 정적과 같은 침묵만 흘렀습니다. 텐안먼 주변에서는 중국인 관람객들을 대상으로도 소지품과 신체검사를 꼼꼼히 하는 등 경비가 강화된 모습이었습니다.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톈안먼 시위는 중국에서는 지금도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금기어로 간주되는 분위기 입니다. 중국 본토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시위가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경찰은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30년 만에 추모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맞서 홍콩 시민들은 촛불시위로 맞섰습니다. 홍콩에서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를 개최해왔으며, 이는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행사는 중국 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입니다. 홍콩 정부는 어제 3천여명의 경찰을 배치했으며,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도 벌어졌습니다. 집회는 홍콩인에게도 뜻깊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당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시키면서 홍콩에도 중국의 통제 강화라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살펴볼까요. 미국의 실업사태가 매우 심각한데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걸 보여주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고요?
[기자]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8만건을 기록했다 밝혔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인데요. 청구 건수 규모는 9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200만건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미 언론들은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부분적인 경제 재개로 일부 근로자들이 일터로 복귀하면서 노동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실업 사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 것처럼 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또 발표되길 바라봅니다. 김지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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