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에 극우바람이 무섭습니다.
난민에 대한 시선도 점점 더 차가워지는 분위기인데요.
취재 도중 난민들에게 발길질을 해 세계인의 공분을 샀던, 한 헝가리 극우매체 출신 기자는 하급심 판결을 뒤엎고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홍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 헝가리 남부 국경지역 루스케.
한 떼의 사람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웃나라 세르비아에서 넘어온 난민들입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한 가운데,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에 한창이던 한 여기자가 달리는 난민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 것입니다.
열 두엇 쯤 돼 보이는 난민 소년과 소녀도 각기 이 기자에게 허벅지를 걷어차였습니다.
헝가리 극우성향의 방송 N1TV 카메라 기자인 페트라 라슬로는 이 일로 기소돼 징역 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일레스 나나시 / 헝가리 세게드 법원 판사> "배심원단은 피고인이 형법 339조 1항에 따라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라고 판결했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유죄로 확정될 것 같았던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무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난민들이 한꺼번에 달려오는 상황에서 페트라가 자위권 행사를 위해 우발적으로 발길질을 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사건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더는 처벌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럽 전역에 번지는 반 난민 정서에 편승해 헝가리 사법부가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반 난민 공약을 내걸어 4선에 성공했습니다.
연합뉴스TV 홍정원입니다.
ziz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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