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윤근 할머니가 88살 평생을 억척같이 모아온 전재산을 충남대학교에 기부했습니다.

충남대는 윤근 할머니가 부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40억원 상당의 '동남여관' 건물을 기부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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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윤 할머니는 어린시절 부모를 여의고, '남의집살이'를 비롯해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일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1970년 서른 중반의 나이로 단돈 500원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 가사 관리와 숙박업소 허드렛일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 가정을 이끌었습니다.

차곡차곡 모아온 돈으로 부산 영도 남항 근처에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2층짜리 '동남여관'을 인수했고, 1995년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6층 규모의 새건물도 지었습니다.

그렇게 자수성가를 이룬 윤 할머니는 1990년 김밥 할머니 '정심화' 이복순 여사가 충남대에 50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현금 1억원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고향의 국립대에 기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윤 할머니는 "동남여관에는 인생이 거의 모두 담겨 있다"며 "35년 전 김밥 할머니가 충남대를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품고 있었던 일을 이제야 이룰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윤 할머니는 또 "초등학교는 문턱도 넘어보지 못했다"며 "어린 시절 공부를 할 수 없었던 형편이 안타까웠는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부금을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충남대에 개인 기부로는 이복순 여사 이후 두 번째로 큰 금액입니다.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은 기부받은 부동산을 교육시설, 수련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윤 할머니의 요청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습니다.

김정겸 충남대총장은 "윤 여사님의 인생은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는 역사 그 자체"라며 "뜻을 받들어 훌륭한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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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ji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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