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김신혜 씨가 오늘(6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사건 발생 24년 10개월만, 재심 개시가 결정된 지 9년여 만인데요, 김씨는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라며 되물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김신혜 씨가 담담한 표정으로 교도소 밖으로 걸어 나옵니다.
화성연쇄살인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 씨 등이 위로의 꽃다발을 건넵니다.
김씨는 회한의 쓴소리를 내뱉었습니다.
<김신혜 / 재심 청구인>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때 바로 잡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힘든 일인가 그것이 꼭 이렇게 25년, 수십 년이 걸려야 되는 일인가…"
김씨의 아버지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한 버스정류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경찰과 검찰은 김씨가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성추행과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했다는 겁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억울함을 거듭 호소했지만,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법원은 지난 2015년 김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고, 이날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복역 중인 무기수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준영 / 변호인> "24년 동안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다만 재심 1심 법원의 무죄 선고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면 다시 2심과 상고심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신혜 / 재심 청구인>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저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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