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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구했으니 일본 공작원"…中서 뒤틀린 애국주의

세계

연합뉴스TV "일본인 구했으니 일본 공작원"…中서 뒤틀린 애국주의
  • 송고시간 2024-07-02 20:08:39
"일본인 구했으니 일본 공작원"…中서 뒤틀린 애국주의

[앵커]

중국에서는 최근 일본인 모자를 구하다 사망한 중국인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요.

일부 네티즌들은 숨진 중국인이 '일본 간첩'이라는 등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급히 단속에 나섰는데,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달 중국 지린시에서는 미국인 강사 4명이 흉기로 피습을 당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용의자를 찬양하거나 청나라 말기 외세 배척에 나섰던 의화단이 부활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2주 만에 장쑤성 쑤저우에서는 50대 남성이 일본인 모자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두 사람은 부상에 그쳤지만 이를 저지하던 중국인 안내인 후유핑 씨는 크게 다친 뒤 이틀 후 숨졌습니다.

감시와 통제 수준이 높은 중국에서 발생하기 어려운 극히 드문 사건인데, 후 씨를 기리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비난하는 글도 상당수입니다.

일본인을 구했으니 일본 공작원이라는 비방부터, 일본이 침몰해 대량 학살을 당하는 게 좋겠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결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속속 SNS 게시물 차단에 나섰습니다.

위챗은 규정 위반 게시물 830여건과 계정 60여개를, 바이두는 330여건의 유해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를 넘은 민족주의의 정서가 반중 정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중국 내부에선 반미, 반일 정서가 있을지는 몰라도, 소수의 행위라며 확산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이런 사건은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 국민과 마찬가지로 중국 내 외국인 안전보호에 효과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중국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외교 갈등을 겪는 특정 국가 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애국주의의 창궐 배경에는 지난 1년간 시행된 반간첩법에 있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대립 구도 속에 어려워진 경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심리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中신의화단 #민족주의 #애국주의 #후유핑 #일본인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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