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늘 청약자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고 미계약 물량도 찾기 어려웠는데요.
하지만 이런 '불패 신화'가 옛말이 된 것일까요.
최근에 계약 포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왜 그런 건지 이재욱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2월 분양에 나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두 263세대를 일반 분양했는데, 2,930명이 몰려 평균 1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막상 계약 성적은 높은 경쟁률과 다릅니다.
263세대 가운데 174세대가 계약을 포기했는데, 당첨자의 3분의 2가 계약하지 않은 겁니다.
지난 1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한 단지도 마찬가지.
모두 249세대를 일반 분양했는데, 당첨자 중 90세대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평균 34.4대 1, 최고 279.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는 분양가가 높아 주변 단지 시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고,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자 청약자들이 계약을 꺼렸다는 분석.
실제 홍제동 아파트의 분양가는 59㎡ 기준 6억 2,500만원~7억원이었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와 거의 비슷합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수석전문위원> "분양가가 만만치 않은 데다가, 집값 역시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막상 당첨이 되고도 계약을 하지 않은 수요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때문에 지난 주 분양을 마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는 1, 2순위 청약 전에 무순위 청약을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서울에서 처음인데 1, 2순위 청약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하면 무순위 청약자에게 돌아갑니다.
현행법상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청약 가점이 낮아지고, 일정 기간 재당첨도 제한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청약 단계부터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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