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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환영"VS"반발"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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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환영"VS"반발"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2022-03-18 17:35:56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환영"VS"반발"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관련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군불을 지폈는데요. 소비자들로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기존 업계와의 갈등 해소가 관건입니다. 최지숙 기자입니다.

[완성차업계, 중고차시장 진출 시동…관건은 '상생' / 최지숙 기자]

중고차 시장이 또 한 번 술렁이고 있습니다.

중소 매매상 위주였던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 업계가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손을 든 건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 7일 공식 사업 방향을 밝히고,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고품질 '인증 중고차'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출고 5년, 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200여개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판매하고, 통합 정보 포털을 구축해 소비자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고차 시장 점유율도 독과점 우려를 의식해 올해 2.5%를 시작으로, 내년 3.6%, 2024년 5.1%로 자체 제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완성차업계 영업 현장에선 시장 규모를 키울 '윈윈'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진성 / 현대차 서대문중앙지점 영업이사>

"같이 상생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명쾌하고 투명한 중고차 판매 질서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대차뿐 아니라 쌍용, 기아,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중고차 매매를 위한 내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격차가 큰 '레몬 마켓'으로 꼽혀온 만큼 시장 선진화와 소비자 후생 개선을 진출 취지로 앞세웠습니다.=

수입차와의 형평성도 주요한 진출 명분입니다.

<김주홍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벤츠나 BMW 이런 곳들은 현재 딜러를 통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국산차)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기존 중고차 매매상들의 반발입니다.

완성차 업계는 2026년 기준 합계 시장 점유율이 많아야 12%대에 그칠 거란 전망을 내놨지만, 기존 업계에선 대기업 독식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

"대기업이 진출하며 선진화되고 합리적인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고 그 플랫폼을 기존 영세업체들이 같이 사용하면서 신뢰 회복을 통해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닌가…"

소비자 신뢰 제고와 함께, 기존 중소 매매상의 반대를 넘을 '상생' 노력이 변화를 앞둔 중고차 시장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이광빈 기자]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고차업계의 반발은 여전한데요. 하지만 중고차 업계에도 중개 플랫폼 사업자들의 진출과 함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직매입에서 중개까지…영토 넓히는 온라인 중고차 시장 / 김지수 기자]

2016년 중고차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케이카' 직영 매장입니다.

케이카는 중고차 매입·관리·판매의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합니다.

직매입한 차량 내부를 촬영해 온라인에서도 실물을 보는 것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차량평가사가 실명을 걸고 세부사항을 공개합니다.

SK계열이던 이 회사는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인수했는데, 지난해 판매량은 13만 9,000여대,영업이익 711억원으로 1년만에 88.6% 증가했습니다.

<이재훈 / '케이카' 커뮤니케이션팀>

"최근들어 온라인에서 인증 중고차를 찾는 수요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케이카의 경우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는 비중이 지난해 45%, 올해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중고차 중개시장 진입도 활발합니다.

직접 차량을 매입하진 않지만 보험이력, 적정시세, 수리, 교환 정보 등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김윤철 / '첫차' 운영이사>

"구매자에게 말하기 꺼려했던 정보들 구매자가 알고 싶었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온라인 중개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풀어서 전달해주면서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중고차 판매업 시장 규모는 2017년 처음 10조원을 넘은데 이어 올해는 20조원선도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던 2013년 5조원에서 급격히 성장했고 시장 상황도 변하고 있는 겁니다.

<중고차매매단지 관계자>

"옛날에는 인터넷이 발전이 안됐을 때 직접 찾아왔어요. 지금 손님 완전 바닥…사양길이에요.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기존 중고차 조합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고차 조합 추산 판매상 1인당 연간 평균 매출 총이익은 이미 2,100만원선에 불과한데 현대차그룹이 진입하면 일반 판매상들에겐 수익성이 떨어지는 차량들만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지해성 /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

"중고차는 신차 구매 고객이 타던 차가 시장에 나오는게 대부분입니다. 현대차가 신차를 팔면서 상품성 좋은 중고차들을 전부 매입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현대 등 완성차업체의 진입을 무작정 막기도 어렵습니다.이미 수입차 업체들은 제한 없이 들어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다양하게 치열하게 모델이 나와서 밀고 당기는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게 가장 중요한 모델이라고…"

중고차 업계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이미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진출을 포함해 소비자를 중심에 둔 시장이 재편이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김지수입니다.

[코너:이광빈 기자]

중고차의 연간 거래량은 250만대에서 280만대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중고차 매매사업자를 통한 거래량은 130만대 정도입니다.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국내에서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BMW와 벤츠, 아우디, 렉서스,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인증 중고차 시장이 처음 열린 2005년만해도 판매 대수가 86대에 불과했는데, 2020년에는 만800대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전문 대리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 중고차 구매 시 가장 큰 고민인 품질보증을 해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분서입니다. 무사고 차량이나 단순 수리 차량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차량 결함을 잡아내는 테스트를 거치고 소모품을 교체해 중고차의 품질을 높인다는 게 장점입니다. 인증 중고차 업체들은 대부분 1년 2만㎞ 무상 보증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물론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만큼 일반 중고차 매장보다는 차량 가격이 비쌉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국내 제조사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시 소비자 효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시장 독점에 대한 우려가 큰데, 소비자의 구형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시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등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차가 중고차와 관련해 수집하는 데이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광빈 기자]

인증 중고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현재 중고차 거래 관행에 대한 불신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허위.미끼 매물, 성능상태 점검 불일치, 알선수수료 과대 책정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사례가 여전한 현실입니다. 방준혁 기자입니다.

[여전한 중고차 사기…대기업 진출 반기는 소비자들 / 방준혁 기자]

한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 최신식 대형 SUV가 시세의 반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올라와 있습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업자>

"(590만원이 맞나요?) 네 이전비만 별도로 나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이 싼거 같아서) 원래 개인이랑 거래하는 곳이 아니에요. 이달 말까지 행사 시간 동안만…"

손님인 척 방문해봤는데,,,

다른 직원이 나타나 다짜고짜 차에 태우더니 추가 금액이 있다고 말을 바꿉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업자>

"출고하실 때 들어가는 비용이 590만원이고 남은 조건들은 저도 이제 확인을 해서 알려드려야 합니다."

이어 갑자기 매물이 나갔다며 다른 차량을 추천합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업자>

"저는 당연히 있는 줄 알았는데…똑같은 차량이 있는데 흰색에 브라운시트 800km 주행한 게 있어요."

허위 매물을 미끼로 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입니다.

이렇게 중고차 판매 사기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고차 구매 경험자 가운데 30%는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 등장으로 중고차 시장이 조금씩 투명해지곤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매우 큽니다.

<김정호·문가온 / 직장인>

"금액적인 부분을 허풍을 친다거나 구매하려던 차 말고 다른 차로 유도를 해서 사람을 속인다는…"

이렇다보니 일반 시민들은 대체로 중고차 시장 개방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소비자 10명 가운데 6명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긍정적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김상효 / 수원시 팔달구>

"대기업에서 하는 시스템이 좀 더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서비스 품질이 좀 더 괜찮은 상태에서 제공한다는 부분에서…"

다만 대기업의 시장 장악에 따라 가격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시민단체들은 중고차 시장 개방 논의는 소비자 후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순장 /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중고차 업체와 완성차 업체는 소비자들의 피해, 소비자들의 권리 보장 부분을 최우선으로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인증 중고차 정보 공개 등을 통해 시장체계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간장 된장 제조, 서적과 신문 판매, 자동판매기 운영... 중소벤처기업부가 현재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품목입니다. 여기에 중고차 판매업은 끝내 포함되지 않게 됐고 대기업 진출이 허용됐습니다.

중고차 판매업은 지난 2013년부터 2019년 2월까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입이 막혀있었습니다. 이후 2020년 5월 법정기한을 넘기고도 오랫동안 그 결정이 미뤄져 왔습니다. 그만큼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반발이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중고차 업체들은 독과점을 우려하며 반발하지만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등 소비자단체들은 대기업 진출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업계는 그동안 쌓인 소비자의 불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쇄신의 기회로 삼길 기대합니다. 이번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중고차 수요 증가와 시장 규모 확대로 진정한 상생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