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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다시 '친문' vs '영남'…여야 원내사령탑 케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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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다시 '친문' vs '영남'…여야 원내사령탑 케미는?
  • 2021-05-03 08:06:35
[여의도풍향계] 다시 '친문' vs '영남'…여야 원내사령탑 케미는?

[앵커]

지난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여야 원내 진용 재정비는 일단락됐습니다.

전임 원내대표들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협치'에 있어선 아쉬웠던 것도 사실인 만큼 새롭게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된 여야 원내지도부가 과연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박현우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전망해 봤습니다.

[기자]

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임 원내대표들이 함께 찍은 이 사진,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6월, 민주당 김태년 전임 원내대표가 강원도 고성의 사찰로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찾아갔을 당시 함께 찍은 사진인데 보시는 것처럼 두 사람, 웃음기를 띈 채, 이렇게 어깨동무까지 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두 원내대표, 초창기 다짐처럼 '협치'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가 나왔는데.

<김태년 / 민주당 전 원내대표(지난해 5월)> "상생의 정치를 위한 좋은 논의와 합의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지난해 5월)> "역지사지해서 서로 입장을 잘 챙기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야당일 때 입장을 조금만 고려하시면…"

'훈훈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애초 주 전 원내대표가 '사찰 투어'에 나섰던 게, 과반 거대여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민주당의 방침 때문이었는데.

<윤호중 /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지난해 5월)> "법사위, 예결위를 논할 것 없이 모든 상임위를 다수당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절대 다수당을 만들어 준 그 뜻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두 원내대표의 '사찰 회동' 이후에도 결국 민주당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었고, 18개 상임위를 모두 내줄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힘은,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거대 여당'의 의석수의 벽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이른바 '공정경제 3법'과 임대차법, 공수처법 등 여당 주도의 개혁법안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 등으로 저항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주권은 문님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문빠들로부터 나온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여야 '1기 원내 지도부' 갈등과 충돌은 마지막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촛불 혁명' 완수를 위해 '개혁 입법'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 짓겠다는 여당의 입장과 의석수를 앞세운 '의회 독재'를 막아세우겠다는 야당의 반발이 1년 내내 부딪혔던건데, 대치 상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민주당 전임 김태년 원내대표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년간 꼬여왔던 매듭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 본격 시작도 전부터,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모양새입니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우선 1기 원내사령탑에 이어 또 다시 재연된 '친문 성향'과 '영남 출신'의 '구도'에 주목합니다.

<최창렬 / 용인대 교수> "윤호중 원내대표는 친문의 강성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김기현 의원은 영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 쪽이 그러한 쪽을 대표한다면 양 정당의 대립이라든지 대치 국면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2기 원내 사령탑'의 첫 협치 시험대가 될 상임위 재배분 문제를 놓고 일찌감치 '협상 불가' 방침을 천명한 윤 원내대표.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15일)> "협치와 개혁, 선택하라면 저는 개혁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런데 협치라는 말은 저희가 선택할 대안은 아닙니다."

실제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려달라'는 요구를 일축하며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내정했습니다.

야당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대로 정국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발신한 건데 야당은 '협치의 정신을 저버렸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강력한 대여 투쟁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달 30일)> "원구성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당연히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사안일 뿐입니다. 그 의무의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자신들이 범법자 지위에 있겠다고…"

'협치'를 기대했지만 임기 시작과 동시에 또 다시 마주 달리는 기관처럼 충돌을 예고한 여야의 '2기 원내사령탑'

더욱이 내년 또 한 번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입장인 만큼, 대립각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형준 / 명지대 교수> "앞으로 대선을 앞둔 올해는 두 원내대표 간에 굉장한 경쟁과 더불어서 대립이 강화될 수 있는 개연성이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특히 예산 관련된 문제와 특정 세대를 위한 법이 만들어질 경우에 그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동력 확보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개혁 입법'의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 완수를 위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설 경우, 여야 간 전선 형성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윤호중, 김기현 원내대표의 성향 상 앞으로의 '입법·예산 정국'에서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이 오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향후 1년간 '협치'는 또 다시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데다, 17대 국회 때 나란히 여의도에 입성한 '동기'인 두 사람이 '의외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특히 과거 국회에서의 주요 당직과 상임위 활동이 겹쳤던 기간이 많았던 만큼, 원활한 소통과 스킨십으로 막힌 정국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대선국면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입법전선의 최선봉에 선 두 원내대표. 국민이 위임한 입법권의 의미와 무게를 곱씹어봤으면 합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은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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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