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한동훈다움? 전략적 모호성?…갈팡질팡 여, 뭉치는 야
여권 일각에선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한동훈다움'을 잃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응하는 모습을 두고선데, 법무부 장관 시절 보여줬던 바로 이런 태도,
<한동훈 / 법무부 장관 (2022년 10월)> "저는 법무부장관직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을 하든 다 걸겠습니다. 의원님 뭐 거시겠습니까? (1003)국정감사 자리에서 저런 지라시 수준도 안되는 것 가지고 국무위원을 모욕해놓고…."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는 건데요.
당원게시판에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쓴 게 가족이 맞느냐는 질문에 한 대표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걸 친윤계가 꼬집은 겁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지난달 21일)> "(당원게시판 관련해서 대표님이 가족이 아니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당원 신분에 대한 얘기 잖아요. 그럼 예를 들어서 누구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다 얘기해줘야 하나요? 그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종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말을 아끼는 모습인데,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지난달 28일)> "(김여사 특검법 관련 적극적으로 표단속을 안하는 식으로…) 제가 그 문제를 지금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드렸죠?"
당원게시판을 고리로 친윤계의 공세가 거세지자, 의도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종혁 / 국민의힘 최고위원(지난 28일, YTN 라디오 정면승부)> "아니 한동훈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 아니냐 저런 식으로 자기를 죽이려고 하면 특검이라는 걸 가지고 반격을 할 것이다 라는 그런 추측 내지는 어떤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잖아요."
당연히 친윤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28일)>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는 것은, 저는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봅니다."
한 대표 본인은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탄핵 공세에 '고속도로'를 깔아줄 수 있는 특검을, 내부 공격에 대한 '반격 카드'로 검토 가능하다는 취지로도 들릴 수 있어섭니다.
<조정훈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뉴스쇼)> "당원 게시판 논쟁과 앞으로 있을 김건희 여사 특검을 연결한다라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입니다. 야당이 추진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 붕괴법입니다."
108석, 적어도 산술적으로는 야권의 192석에 비하면 뭉치기 쉬워보이는데, 어떻게 된 게 바람잘 날 없는 모습입니다.
급기야, 당원게시판을 둘러싼 논쟁 '자제령'까지 내려졌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달 29일)> "당직자들도 언행에 신중하라… 도를 넘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를 기화로 똘똘 뭉쳐 '총공세'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정성호 / 민주당 의원 (지난 26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 "지금 민주당 당내에서는 플랜B를 얘기하는 분은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무대책, 폭주가 이렇게 심한 상황에서는 대표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대응해야 되는 게 아니냐…."
앞서 '헌정 사상 최초'로 행안부 장관과 검사 탄핵안을 가결했던 민주당은, 이번달 4일에는 또 다시 '헌정 사상 최초'로 감사원장 탄핵안을 서울중앙지검장 탄핵안 등과 함께 처리합니다.
<노종면 / 민주당 원내대변인 (지난달 28일)> "대통령 관저 감사와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들, 그리고 이번 국감 과정에서 자료 미제출 등등 국회 증감법 위반 소지들이 다분해서 (최재해 감사원장의)탄핵을 하는 것으로…."
해병대원 순직사건 국정조사와 함께, 이달 10일에는 여권의 이탈표를 이끌어 내 김 여사 특검법을 재통과시킨다는 계획인데, 무산될 경우엔 여당 추천권을 배제할 수 있는 '상설 특검'을 즉각 가동한다는 계획입니다.
동시에 무죄 판결로 자신감을 되찾은 이 대표는, 여당이 '적전 분열'하며 '쇄신 골든타임'을 흘려 보내는 동안, 연일 민생 행보와 함께 중도·보수층 인사 등을 두루 만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생각이 서로)다른 게 본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갈등·분열하지 않도록 하나로 통합하진 못하지만 동화될 수 있도록 구동존이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게 정치의 역할인데…."
올해가 한 달밖에 안 남은 지금도, 여당에선 안으로 뭉치려는 '구심력'보단 계파 갈등으로 인한 '원심력'이 커지는 듯 합니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인데요.
연말 정국, 당 분위기를 잘 추슬러 새해를 웃으면서 맞는 쪽은 어느 쪽일까요.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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