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12일) 대국민담화에서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계엄사태 당일 경찰 지휘부의 무전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는 국회의원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라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는데요.
다만 계엄군의 출입은 허용하라고 했습니다.
배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계엄 당일 외곽에서 국회를 완전 통제한 경찰의 무전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국회로 진입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급박한 무전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았습니다.
계엄을 선포하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시작되고 10분쯤 뒤.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국회 안에서 사람은 나오게 하되, 안쪽으로 진입하는 사람은 모두 차단하라고 말합니다.
밤 11시 7분, 국회의원 신분이 확인된 경우 들여보내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30분쯤 뒤에는 다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는 지시가 전달되며 국회의원을 포함한 전면 통제가 이뤄졌습니다.
국회 관계자 통제 지시는 없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와는 배치되는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전면 통제가 내려진 뒤에도 군 병력의 진입은 막지 않았습니다.
계엄군이 도착하면 길을 열어주거나 안내하도록 했고, 자정쯤 군 부대가 국회 안으로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의원의 출입은 막고 군 병력의 진입은 허용하면서 사실상 국회의 계엄 해제를 막는데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 겁니다.
<조지호/경찰청장(지난 5일)> "저희들은 비상 계엄을 해제하지 못하도록 한 적이 없습니다."
국회에서 해제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에도 경찰은 한동안 군의 출입을 허용했습니다.
새벽 1시 40분쯤에도 "군이 다시 국회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확인 부탁한다"는 국회 경비대장의 요청에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군 관계자들은 진입 조치해달라"고 답했습니다.
국회 전면 통제는 오전 1시 45분쯤에야 모두 풀렸습니다.
국회 통제의 책임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는 가운데, 당일 밤 경찰의 무전 녹취록에는 비상 계엄과 포고령에 충실히 복종했던 경찰의 모습이 고스란이 담겼습니다.
연합뉴스TV 배규빈입니다.
bea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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