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세기에 걸쳐 대를 이어 철권통치를 해온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자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시리아 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중동의 불사조'로 불리던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건 든든한 우방들이 벌인 두 개의 전쟁이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독재자 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고향을 떠났던 시리아인들이 국경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시리아 난민들은 기쁨에 겨워 환호했습니다.
<빌랄 /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현지시간 8일)> "시리아 국민을 대신해 말합니다. 아사드 대통령의 영혼에 신의 저주가 있기를!"
아사드 대통령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 집권한 아버지 때부터 50년 넘게 세습 독재를 유지해 왔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내전이 벌어지자 화학무기까지 동원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며 철권 통치를 이어갔습니다.
한때 패전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016년 러시아의 지원으로 반군이 점령했던 상징적 도시 알레포를 되찾았습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제재를 차단했고, 이란은 군사 자산을 지원했습니다.
든든한 우방이었던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에 빠져들면서 결국 아사드 정권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소모전을 이어오며 북한에까지 손을 벌린 러시아는 시리아를 지원할 여력이 남지 않았고, 가장 강력한 대리세력이었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무너진 이후 이란도 손발이 묶였습니다.
이란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함락되기 이틀 전, 시리아에 파견했던 주둔군과 외교관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 이란 외무장관 (현지시간 8일)> "우리는 도움을 요청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시리아 정부군의 임무지 우리의 임무가 아닙니다. 시리아 정부 역시 자신들의 내부 문제이고 반대 세력이나 자국민과 관련된 문제로 여겼습니다."
수도 함락 직전 자취를 감춘 아사드 대통령은 가족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로 피신했습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정부가 아사드의 망명을 허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시리아 #아사드 #러시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