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군이 어제(16일)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는 소식을 정작 북한 매체에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연일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데요.
'무인기 평양 침투'에 분노해 140만명의 청년이 군복을 입겠다며 입대와 재입대를 자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군이 어제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사실을 대내 매체는 물론이고,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2020년 6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조선중앙통신은 당일에,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는 다음날에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북한군은 어제 정오쯤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육로 차단을 목적으로 도로 일부를 폭파했습니다.
남북 연결도로 폭파는 북한이 '무인기 평양 침투'를 대한민국 군부 소행으로 주장하며 연일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틀째 '폭파 쇼'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남북 육로 단절이 선대 지도자들의 '통일' 유훈에 배치되는 조치인 만큼, 이를 널리 알릴 경우 북한 '통치 철학'의 모순이 부각될 수 있어 보도를 자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북한은 도로 폭파 소식 대신에, 내부적으로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며 주민들을 선동하는 보도에 열을 올렸습니다.
노동신문은 1면에 그제와 어제 이틀 동안에만 '무인기 평양 침투'에 분노한 140여만명의 청년과 학생이 군 입대와 재입대를 자원했다는 소식을 실으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한국은 '적'이라는 인식 강요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과 복종도 독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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