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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쏙과학쏙] 기록적 늦더위에 단풍도 '지각'…절정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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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날씨쏙과학쏙] 기록적 늦더위에 단풍도 '지각'…절정은 언제?
  • 송고시간 2024-10-12 10:15:34
[날씨쏙과학쏙] 기록적 늦더위에 단풍도 '지각'…절정은 언제?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 4일에는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시작됐습니다.

산 정상부터 20%가량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것인데요.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잎의 색이 붉거나 노랗게 변하는 현상입니다.

엽록소의 분해 작용은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활발해지는데요.

그만큼 단풍이 잘 들기 위해서는 가을로 접어들며 기온이 서늘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단풍이 지난해보다 나흘, 평년보다는 엿새나 늦었죠.

지난달 전국의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4도나 높았습니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역대 최고 온도인데요.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돈 9월의 평균 폭염일수도 평년의 0.2일을 훌쩍 넘어선 6일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기록적인 9월 더위였죠.

그런데 이러한 지각 단풍, 올해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2021년부터 첫 단풍 시기는 평년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늦은 단풍이 나무의 생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생태계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연의 먹이사슬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수종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나무들이 (기온에) 반응해서 광합성을 멈추고 색깔이 바뀌고 단풍이 들고 이러한 구조로 가야 하는데, (나무들이) 알고 있던 날씨와 지금 경험하는 날씨가 다르기 때문에 나무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죠. 온난화가 되면서 계속 가을 기온이 따뜻해지니까, 결과적으로 계속 푸른 잎을 보이다가 단풍은 굉장히 늦은 시기에 들 수밖에 없는 구조고…"

일반적으로 단풍이 시작되고 약 20일이 지나면 산 전체의 80% 이상이 물드는 절정을 맞게 되는데요.

올해는 단풍 시작이 늦다 보니, 절정에 이르는 시기도 늦어질 전망입니다.

설악산은 평년보다 닷새 늦은 이달 22일에, 한라산은 다음 달 초에 단풍 물결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울은 10월 28일 첫 단풍이 시작돼, 다음 달 8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단풍 구경만 한 게 없죠.

하지만, 지구가 계속 뜨거워진다면 곱게 물든 단풍을 보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기록적인 늦더위에, 지각 단풍까지. 기후변화가 주는 경고음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그래픽 : 노수미]

#늦더위 #9월날씨 #단풍 #기후변화 #지각단풍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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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