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9일)은 한글날입니다.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인데요.
정작 서울 도심 길거리엔 외국어로 된 간판이 늘어나면서 한글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배규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큼지막한 한자 간판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얼핏 보면 중국의 한 거리에 와 있는 것 같지만, 서울 종로구의 한 중국집입니다.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도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게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식당부터 카페, 옷가게까지 간판 대부분이 외국어입니다.
이 골목에 있는 가게 대부분이 영어나 일본어로 된 간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글로 쓰인 간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시민들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과한 외국어 사용은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가은·손가연·이시현 / 경기도 과천> "외국어 간판이 거의 대다수고…외국인이 한국에 많이 놀러오는 점을 고려하면 유지해도 될 것 같지만, 이름만 보고는 이 가게가 무슨 가게인지 헷갈릴 때가 많은 것 같아요."
현행법상 외국어 간판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과 함께 적어야 합니다.
그러나 간판의 크기가 작고 건물이 3층 이하일 경우는 규제가 쉽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 시내 간판의 약 20%가 한글 없이 외국어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글 병행 필요성에 대한 여론 속에 지난달 25일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건물의 층수나 간판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간판에 한국어를 함께 쓰도록 하되, 처벌 수준을 낮추는 겁니다.
늘어가는 외국어 간판 속에 우리말, 한글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배규빈입니다. (beanie@yna.co.kr)
[영상취재 기자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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