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헤즈볼라와 이란 등은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고, 살얼음판인 중동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17일 오후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의 거점을 중심으로 조직원들의 무전 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2천750여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는 헤즈볼라 무장대원 2명과 어린 여자아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발은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부상자 중 약 200명은 위독한 상태입니다.
앞서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휴대전화 사용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일명 '삐삐'로 불리는 무선 호출기를 최근 도입했는데, 얼마 뒤 폭발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로이터는 폭발한 호출기가 대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디지털 인권단체, SMEX는 이스라엘이 기기를 조작하거나 폭발 장치를 심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고, 레바논도 "이스라엘의 범죄적 공격"이라며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동 지역에서의 확전 우려를 전달하며, 이란에 "어떤 사건을 활용해 역내 긴장감을 높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이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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